내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업체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4분기와 2023년 실적 증가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근거로는 3년 전 대비 10%p(포인트) 이상 높아진 잔존가치 등을 제시하고 있다.
23일 삼성증권의 ‘현대차, 기아는 왜 실적 자신감을 유지할까’ 리포트에 따르면, 12월 들어 글로벌 자동차업종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테슬라는 12월 들어 20% 이상의 주가 급락을 맞았고, 그 외 전기차 생산시설을 갖춘 미국 완성차 업체들도 12월 들어선 10% 이상의 주가 하락을 기록 중이다.
결국, IRA 우려보다는 경기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글로벌 완성차 영업이익률이 5%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글로벌 자동차업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실적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내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미국의 취업차 수 증가에 따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올해 대비 6% 회복해, 8천만 대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9% 회복에 156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내년 두 회사 모두 글로벌 판매는 올해 대비 10% 성장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는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률인 6.5~7.5%, 기아차 7.8%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같은 성장은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에서의 잔존가치의 급격한 상승에 기인한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코로나 이전에 현대·기아차의 평균 잔존가치는 40~45%로 토요타, 혼다 대비 10%포인트 낮았으나, 2022년에는 50~55%로 일본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면서 “잔존가치 상승은 ADAS(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연비 등 디지털 요소 및 기능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만족감이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또 이 같은 잔존가치는 금융부문 수익성과 인센티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임 연구원은 “지난 12년 동안 금융부문의 수익성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2016에서 2018년으로, 현대·기아차가 2014년부터 시작된 SUV 트렌드를 놓치면서 고객 포트폴리오, 제품믹스 모두 악화되었기 때문”이라면서 “차량의 잔존가치 하락과 연체율 증가의 악순환으로 금융부문 수익성이 악화됐고, 일본 경쟁사 대비 10%포인트 낮은 잔존가치를 보전해주기 위해 신차 가격은 낮고, 대당 인센티브는 높아지며 미국법인은 적자를 봤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완성차 업체가 많이 사용하는 원재료인 철강, 알루미늄, 구리, 팔라듐, 니켈 등의 가격이 11월 말 이후 하락세로 전환된 점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임은영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해 재료비는 75조 원으로 추정되며, 이 중 원재료 비중은 3조7500억 원(5%) 수준으로, 원재료가격 25% 하락은, 연간 9800억 원의 비용 감소 효과가 있다”면서 “기아의 2022년 재료비는 40조 원으로 추정되며, 이 중 원재료 비중은 2조 원(5%) 수준으로, 원재료 가격 25% 하락은 연간으로 5000억 원의 비용감소 효과가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