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재미도 재밌다 '스위치'

입력 2022-12-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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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스위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건방진 바람둥이 톱스타 박강(권상우)이 온갖 궂은 수발을 다 들어주던 매니저 조윤(오정세)와 뒤바뀐 인생을 살게 된다. 단, 바뀐 삶에서는 배우로서의 성공 대신 옛 연인 수현(이민정)과의 결혼을 택해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돼 있다.

주인공의 몸이나 인생이 바뀐다는 건 ‘아빠는 딸’(2017), ‘내안의 그놈’(2019)처럼 코미디 영화에서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흔한 설정이지만, 권상우 주연의 신작 ‘스위치’에서는 다 아는 재미의 서사를 슬쩍 비틀어 유쾌함과 따뜻함을 전하는 묘가 돋보인다.

1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스위치’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권상우는 “재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눈물이 많이 났다”면서 “개봉하면 가족과 어머니에게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좋은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마대윤 감독, 배우 오정세, 이민정도 자리해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스위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스위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스위치’는 톱스타에서 매니저로 삶이 뒤바뀐 주인공이 직업적 성공 대신 사랑을 택해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 되어 있는 모습을 비중 있게 다룬다.

눈 떠보니 아내가 되어 있는 옛 연인과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낯선 두 아이들의 존재는 '가보지 않은 인생'을 한 번쯤 궁금해해 본 적 있는 관객의 호기심과 대리만족을 유도한다.

‘히트맨’에 이어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소화해내는 권상우,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몸에 밴 오정세, 두 아이를 키우는 씩씩한 엄마 역을 실제 모습처럼 보여주는 이민정의 협연이 튀는 곳 없이 매끄러운 편이다. 아역 박소이, 김준의 활약은 두말할 필요 없이 사랑스럽다.

이날 마대윤 감독은 “‘내가 만약 그때 그런 선택을 했다면 이런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다”면서 “거기에 초점을 두고 인생이 ‘스위치’되는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작품의 차별점을 전했다.

▲'스위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스위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의 ‘실제 캐릭터’를 극 중으로 끌고 들어와 코믹 요소로 활용한 점은 대중 영화로서의 분명한 강점이다. 극 중 박강은 한 때 톱스타였던 자신을 전혀 몰라보는 사람들에게 인터넷 ‘밈’으로 널리 알려진 ‘소라게 장면’을 직접 연기한다.

권상우는 “감독님이 책(시나리오)에 넣어뒀던 장면이다. 남들이 따라 할 바에는 내가 한 번 다시 제대로 해보자고 한 것”이라며 웃었다. 또 “역할이 톱스타인 만큼 관객이 (실제의 나와) 연관 지어 생각할 수도 있으니 기습적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입장이 뒤바뀐 조윤과 박강이 신작 출연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으며 경쟁 배우로 ‘최근 들어 몸값이 다소 싸진 이병헌’을 소환하는 장면도 유쾌하다. 실제 배우와 매니저 사이라면 가감 없이 주고받을 법한 현실적인 대화를 엿보는 재미가 있는 데다가, 이병헌이 극 중 수현 역으로 출연한 이민정의 남편이라는 점에서도 관객의 웃음을 끌어낼 수 있는 지점이다.

자리에 함께한 이민정은 이병헌이 등장하는 극 중 대화를 두고 “실제 (배우로서의 입지가) 위태위태한 사람에게는 할 수 없는 농담이라 남편이 오히려 기분 좋아하더라”고 전했다.

▲'스위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스위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스위치’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2023년 첫 번째 배급작으로 선택한 작품이다. 20일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바타: 물의 길’, ‘영웅’같은 큰 영화가 있긴 하지만 우리 영화의 차별점은 코미디라는 것”이라면서 “새해 첫 영화로 가족의 사랑과 따뜻함을 드러내는 부담 없는 코미디 영화가 잘 어울릴 것”이라고 배급 이유를 짚었다.

‘스위치’는 새해 1월 4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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