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345사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제출대상은 기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에서 1조 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돼 작년보다 130개 늘었다.
보고서 분석결과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은 자산 규모에 따라 나뉘었다.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준수를 장려하는 15개 항목을 말한다.
기존부터 보고서를 제출 중인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지난해 평균(63.5%)보다 상승한 66.7%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이후 4개년에 걸친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지배구조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을 뿐 아니라, 최근 ESG에 대한 사회‧경제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부터 신규로 보고서를 제출한 자산 1~2조 원 기업의 준수율은 49.6%로, 보고서 작성 경험 등이 부족해 2조 원 이상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준수율을 기록했다.
특히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와 ‘배당정책 및 실시계획 연 1회 주주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등 6개 지표는 60% 이하의 준수율을 기록해 다른 지표보다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 재직(6년 초과) 사외이사 부존재’ 지표는 상법 시행령 개정 영향 등으로 거의 100%에 가까운 준수율을 보였다. 반면 한국 기업들이 대체로 취약한 ‘투명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등 지표는 준수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기구에 대한 교육이나 전문가 확보 등 감사기구 관련 지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다만 심층적이고 독립적인 감사를 위해 필요한 독립적인 내부감사 부서 설치는 미흡한 편으로 확인됐다.
여성이사 선임 비율은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2020년 24.6%였던 여성이사 선임 기업의 비중이 올해는 50.5%를 기록했다.
감사위원회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기업의 비중은 76.3%로 낮지 않았지만, 국제표준에 비해서는 개선이 필요했다. 미국 나스닥 등은 모든 상장회사가 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서다.
보고서 기재충실도는 전년도 대비 소폭 하락했다. 올해 초 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신규 공시항목이 추가되고 일부 항목의 기재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재충실도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양호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나 비지배주주들(소액주주 등)의 관여가 높을수록 지배구조 공시 투명성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거래소는 보고서 전수점검을 통해 11월 가이드라인 준수가 미흡한 기업에 정정 공시 요구 등 필요 조치를 완료했다. 또 26사에 대해 정정 공시를 요구하고 100사에 대한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가이드라인 준수요청서를 발송했다.
거래소 측은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취약 부분 중심 맞춤형 교육‧홍보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한 새로운 요구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