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8일 소유 분산기업에 대한 스튜어드십코드(의결권 행사지침)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었고 전문지식도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이제는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소유 분산기업에 대한 스튜어드십코드도 지배구조가 확고한 기업과 다른 측면에서 강화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해본다”고 밝혔다.
기존 지배구조 논의는 주로 재벌 총수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은 사외이사·감사를 확대하고, 소수주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유 분산기업에서 개인 중심 지배구조 고착화, 과도한 연임, 현직자 우선심사 등 새로운 유형의 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기금이사가 선임되면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배구조 건전화가 국민연금기금 투자수익률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기금운용에 있어서 수익률이 중요하고, 수익률 달성하는 방법은 적극적으로 실적을 올리는 방법과 리스크를 방지하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며 “이 중 리스크에는 책임투자 리스크도 있다. 주가는 리스크가 많으면 디스카운트되는데, 책임투자 활동으로 리스크를 줄이면 그것이 수익률을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간 국민연금이 행사한 의결권 행사 사례들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지침 개선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마이너스’로 예상되는 올해 기금운용 수익률과 관련해선 “9월 말 기금 수익률은 -7.06%다. 국내주식이 -25.47%로 가장 컸고, 해외주식은 -9.52%, 국내채권은 –7.53%였다”며 “(그나마) 해외채권이나 대체투자가 플러스가 돼 –7.06%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 하락, 금리 인상 평가손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금리 하락하거나 주가가 상승하면 자연스레 수익률도 회복된다”며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도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나가고 있고,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복지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그는 “가입자가 2200만 명이 넘고 수급자가 600만 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법이나 시행령에서는 복지사업을 여러 가지 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실효성 있는 복지사업을 확충해야 하지 않겠냐”며 “면밀히 검토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 뭔지 첫 단추 끼워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과 관련해선 “국민연금법에 복지사업은 시장 수익률보다 못해도 된다고 돼 있지만, 한도도 두고 있다”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수익률에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한도를 갖고 복지사업을 늘려볼 생각이고, 잘 검토해서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논의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