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폴란드에 이어 체코 원전 수주 도전에 나섰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가운데, 한수원은 내년 입찰까지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입찰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1일 한수원은 지난달 28일 체코에서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를 방문해 입찰서를 최종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남요식 한수원 성장사업본부장은 페트르 자보드스키 체코전력공사 원전건설 담당국장 겸 두코바니 신규원전발주사(EDUⅡ) 사장을 만나 입찰서를 직접 전달했다.
남 본부장은 한수원이 체코 신규원전사업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우수성, 경제성을 강조했다. 또 한수원의 사업관리역량과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기술, 현지 기업과 협력 등 노력에 관해 설명하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도 전달했다.
입찰서 제출 전엔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정부 주무부처인 체코 산업통상부를 방문했다. 남 본부장은 토마쉬 에흘레르 차관을 만나 사업 참여 의지를 강조했다.
앞서 체코 정부와 체코전력공사는 한국, 미국, 프랑스 3개국 공급사를 대상으로 3월 최종 입찰안내서를 발급했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1200MW 이하급 가압경수로 원전 1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체코 원전 수주 절차는 내년부터 9월 말 입찰서 마감 후 본격화한다. 입찰서 평가와 계약 협상을 진행한 뒤 2024년까지 우선협상자 및 최종 사업자 선정, 설계와 인허가 취득 과정을 거쳐 2029년 건설을 착수하고 203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최대 3기의 추가 신규원전 건설도 검토 중이다.
한수원은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신규원전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한 후 6년간 체코 정부 주요 인사부터 산업계, 학계, 지자체 등을 상대로 폭넓은 수주 활동을 펼쳐왔다고 강조했다. 입찰 시작 전부턴 입찰서 작성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1년 4개월 만에 경쟁력 있는 입찰서를 완성했다.
한수원은 체코 신규원전사업에 제안한 APR1000 노형이 체코 측에서 요구하는 기술 요건을 모두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중격납고 계통,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 조치와 사이버 보안 등 안전 설계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 웨스팅하우스다. 한수원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히는 웨스팅하우스는 폴란드 원전 수주 전에서도 한수원을 적극적으로 견제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정부 입찰, 한수원은 민간 입찰에 성공했지만, 한수원의 기술을 대상으로 미국 법원에 소송까지 낸 상태다.
한수원은 원전 기술과 관련해 해외 특허도 보유했고,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한수원이 폴란드에 이어 체코까지 원전 수주에 성공하게 된다면 한국형 원전의 해외 진출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발주사 요건에 따라 내년 9월께 수정된 입찰서를 한 차례 더 제출해야 한다"며 "향후 진행되는 입찰 일정에도 최선을 다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