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3교시 영어 난이도의 평이 엇갈렸다. 현직 교사들은 “불수능으로 평가됐던 지난해보다 다소 쉬웠다”고 분석한 반면, 입시업체들은 “당시와 마찬가지로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3학년도 수능 영어의 경우 지난해보다 다소 쉽고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9월 모의평가보다 문단의 길이도 길어지고 문장도 길어지면서 9월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공부를 해온 중위권 학생들은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 과목으로 1등급의 비율로 난이도를 따지는데, 1등급 비율이 적어질수록 어렵다고 평가된다. 2022학년도 수능에선 1등급 비율이 6.2%로 낮아 ‘불수능’으로 불렸다. 반면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는 1등급 비율은 15.97%로 크게 높아졌다. 같은해 6월 모의평가의 1등급 비율은 5.74%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
반면 입시업체는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는) 어렵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고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보다 대폭 어렵게 출제됐다”며 “6월 모의평가 수준과는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쉽게 여겼던 듣기 문제가 어렵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며 “듣기 1번과 2번 대화 내용이 길어 혼란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도 이번 수능 영어의 난이도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듣기 녹음 속도가 평소 시험보다 빨라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1등급 비율은 7%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문·이과 통합 수능인 올해 수능에서도 공통·선택과목이 적용된 국어·수학영역에서 선택과목별 유불리 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위권과 중·하위권 간 변별력이 선택과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이과생 강세 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분석됐다.
임 대표는 “통합 수능 2년째인 올해는 국어가 작년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을 가르는 무게중심이 수학으로 옮겨갔다”면서 “전반적으로 이과생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