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이동 데이터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
위탁 운영·토큰 발행…“데이터 활용해 사업화”
최근 PM(퍼스널 모빌리티) 업계가 블록체인 업계와 손잡고, 자사 데이터를 블록체인화 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고객들의 이동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고 공개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스타트업 스윙은 1일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와 블록체인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스윙은 블록오디세이의 기술을 활용해 모든 자사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이렇게 저장한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 사업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형산 스윙 대표는 “고객이 킥보드를 구매·위탁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 중”이라면서 “토큰이나 NFT 발행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객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위변조할 수 없는 수익, 관리 이력, 지역 정보 데이터 등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스윙 기기에 투자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김형산 스윙 대표는 “2019년 사업 설립 때부터 블록체인 기술 활용 방안을 고민해왔는데,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본격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구체적인 사업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와 블록체인 업계의 협력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 모빌리티 스타트업 △카모아 △코나투스 △알파카 △베리워즈 4개사는 탄소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모빌리티 코인 ‘두굿’(DoGood)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컨소시엄에는 △두나무의 블록체인 자회사 람다256 △자발적 탄소배출 거래플랫폼 '팝플' 운영사 그리너리 △벤처캐피탈 TBT까지 총 7개사가 참여했다.
9월에는 공유킥보드 ‘씽씽’ 운영사 펌프, 블록체인 기업 이큐비알, 블록체인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스쿳넷이 블록체인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쿳넷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마일리지 통합 플랫폼을 준비 중인데, 씽씽 등 모빌리티 서비스 마일리지의 토큰 전환, 토큰 전송 및 교환 등 블록체인 플랫폼에 필요한 주요 기능들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모빌리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사업이 활발하다.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동남아를 기반으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엠블이 대표적이다. 엠블은 모빌리티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반 인센티브 시스템을 적용해, 리뷰를 남기는 고객과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기사에게 인센티브로서 토큰(MVL)을 제공한다. 또 앱에서 MVL 프로토콜이 적용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MVL 코인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블록체인 업계와 모빌리티 업계의 협력이 모두 성공적인 건 아니다. 올해 6월 국내에서 철수한 미국의 공유킥보드 업체 라임은 2019년 헬륨(Helium) 코인을 발행한 프로젝트와 분산형 네트워크 관련 논의한 바 있으나, 초기 테스트 이후 이렇다 할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헬륨 측은 최근까지도 주요 고객사 중 하나로 라임이 있다고 홍보하다가, 라임 측이 “공식적인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다”고 밝히자 홈페이지의 파트너사 목록에 라임을 지우며 체면을 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