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층간소음, 공기질(환기), 에너지효율 등 아파트 성능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입주자모집공고에서 아파트 성능에 대한 인증 표시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5년 이내에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사업자(시행사)는 ‘주택법’에 따라 아파트의 소음(층간소음, 교통소음 등), 구조, 환경(에너지 성능, 환기 등) 등 5개 분야에 관한 공동주택성능등급 인증서를 발급받아 입주자모집공고에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자 크기로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입주자모집공고 100개를 조사한 결과, 공동주택성능등급 인증서를 표시하지 않은 경우가 23.0%(23개)였고, 인증서를 표시한 77개 중 57.1%(44개)는 인증서가 작게 표시되어 아파트의 성능 인증 내용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30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사업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에너지사용량 절감, 신재생에너지 설비 적용 등 친환경주택의 성능 수준을 입주자모집공고에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조사대상 100개 중 2.0%(2개)는 표시를 누락했고, 성능 수준을 표시한 98.0%(98개)의 경우에도 의무사항을 준수했다고만 표시(3개)하거나 성능 수준을 표시하는 방법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아파트를 분양받는 소비자가 입주자모집공고를 통해 친환경주택 성능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녹색건축 예비인증(환경오염, 물순환관리 등 9개 분야 인증)과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예비인증(냉방, 난방, 조명 등 에너지 소요량에 대한 인증)을 받은 사실을 광고하는 경우, 본인증 시 예비인증의 내용과 달라질 수 있다는 주의사항을 알려야 한다.
그러나 녹색건축 예비인증서를 표시한 입주자모집공고 81개 중 55.6%(45개)와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예비인증서를 표시한 68개 중 60.3%(41개)는 예비인증서의 크기를 작게 게시하여 인증서 하단에 기재된 주의사항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한편, 아파트 구매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에 대해 설문한 결과, 성능 관련 사항 중에서는 ‘방음 수준’이 4.15점으로 가장 점수가 높았다. 이는 ‘아파트 구매가격 및 향후 가격 전망’ 4.28점에 못지않게 높은 점수로, 소비자들은 아파트를 구입할 때 가격이나 입지뿐만 아니라 방음 수준 등의 성능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관련 부처에 입주자모집공고 상 녹색건축 예비인증서 및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예비인증서의 표시 의무화와 친환경주택의 성능 수준 표시 표준화, 제도에 대한 홍보 강화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또한 소비자원은 지방자치단체에는 아파트 성능 인증 표시의 누락이나 미흡을 방지하도록 입주자모집공고에 대한 승인 심사 강화를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