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감세 정책에 파운드화 사상 최저로...중앙은행 “금리 변경 주저 않을 것”

파운드·달러 환율 약 5% 하락...1.03달러로 사상 최저
재무장관은 추가 감세 가능성도 시사
영란은행은 “인플레 억제해야...금리 인상 주저 없어”

▲23일 콰시 콰르텡 영국 재무장관이 영국 하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지난주 영국 정부가 발표한 감세 정책 여파로 달러당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금리 변경에 주저 않겠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에 따르면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약 5% 떨어지며 한때 사상 최저 수준인 1.03달러로 하락했다.

23일 영국 정부가 발표한 50년 만의 최대 감세안, 약 450억 파운드(약 70조 원) 규모의 감세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대규모 감세 정책에 정부 부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콰시 콰르텡 영국 재무장관은 25일 연이어 추가 감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한때 영란은행이 이번 주 비상회의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파운드화 가치도 이에 잠시 상승세를 보였으나 영란은행이 늦은 오후 “11월에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떨어졌다.

영란은행은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와 중앙은행의 경제 정책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감에 따라 경제학자들의 비판도 나온다.

감세로 인해 소비가 늘어날 경우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또 파운드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비싸져도 마찬가지로 물가 상승을 압박할 수 있다. 반면 영란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인 2%로 만들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상황이다.

레이첼 리브스 영국 노동당의 금융 대변인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낙수 경제는 답이 아니다”라며 “감세 정책으로 파운드화 약세를 부추기는 환경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에선 영국 경제에 관해 자신감이 약해지고 있어서 파운드화 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