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리츠 불발에 4조 메가딜 IFC 인수전 결국 무산…추후 향방은?

입력 2022-09-26 15:13 수정 2022-09-2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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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IFC 전경(사진제공=미래에셋자산운용)
▲여의도 IFC 전경(사진제공=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매입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계속된 금리 인상과 정부의 사모 리츠 영업인가 불허 판단이 협상에서 장애물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날 2000억 원 규모의 이행 보증금과 관련해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제소하면서 향후 보증금 향방을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IB업계(투자은행)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브룩필드자산운용과 IFC 매입 협상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양측은 거래구조를 포함해 새로운 조건을 두고 최근까지 논의를 이어갔지만, 최종적으로 합의하지는 못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거래구조와 관련해서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이견이 있어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브룩필드자산운용은 향후 새 매수자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5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IFC 인수가로 4조1000억 원을 베팅해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이행 보증금으로 2000억 원을 냈다.

그러나 베팅 직후 분위기는 급속도로 반전됐다. 전 세계적 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던 5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렸고, 6월과 7월에도 각각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7월 한국은행도 금리를 0.25%P 상향했다.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자 업계에서는 향후 인수금과 수익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모 리츠인 ‘세이지리츠’의 영업인가를 불허했다. 당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MOU에 따라 인수 대금 가운데 2조1000억 원을 대출 연장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2조 원을 세이지리츠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자금 조달 주체가 불분명하고,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들어 영업인가를 불허했다.

이번 협상이 결렬되면서 향후 이행 보증금 2000억 원을 두고 양측의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날 보증금 반환을 위해 SIAC에 국제분쟁 중재를 신청했다.

앞서 MOU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리츠 영업인가를 전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기간까지 영업인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는다는 조건이다. 미래에셋 측은 이점을 들어 보증금 반환의 당위성을 표명했지만, 브룩필드 측은 리츠 인가 불허에 관해 미래에셋에 책임이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정부의 영업인가 불허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안으로 펀드를 조성해 70~80% 정도를 마련했으나, 계속된 금리 인상 부담으로 투자자들이 결국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의 무산으로 향후 IFC 새주인 찾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금리와 경제 상황이 이어질 경우 국내에서 IFC 매각 대상자를 다시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주부터 브룩필드가 결별 선언을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국내에서 재매각에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기업에 매각하거나 2~3년 후 재매각에 나서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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