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근원 물가가 안정되는 건 내년쯤이나 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14일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월비 0.1%, 전년 동월비 8.3%로 시장 예상치(각각 -0.1%, 8.1%)를 재차 웃돌았다”며 “지난달 에너지 가격 반락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이 전월비 0.0%를 기록한 이후로도 휘발유 가격 하락이 계속돼 금융시장은 물가에 대한 하향 안정 기대를 키워왔는데, 이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했다.
권 연구원은 “근원 물가의 하향 안정은 올해보다 내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라며 “미국의 물가 하락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했다.
그는 “휘발유 소매 가격은 6월 중순부터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8월 말부터는 하락 속도가 느려졌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황, 이란 핵 합의와 OPEC+ 등 불확실성 요인이 다수 있지만 일단 에너지가 헤드라인 물가를 끌어내리는 힘은 7, 8월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근원 물가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근원 물가 지수 내에서 4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해 영향력이 막대한 주거비(임대료)가 안정되거나, 그 외 서비스 부문 가격 전반에 녹아드는 임금의 상승세가 둔화하고 그 효과가 가격으로 충분히 전달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권 연구원은 “올해 중 이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듯하다”고 했다.
그는 “통상 임대료는 주택 가격에 1년가량 후행하는데 주택 가격의 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것이 지난 3월 이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대료 상승세는 연말까지 지속된 이후 내년부터 서서히 느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언한 것처럼 수개월(several months) 동안 안정되는 물가를 가시적으로 확인하는 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