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국제가격 상승세도 올들어 주춤
석유화학 제품 상승세는 여전히 지속
내년 물류 정상화 속 가격안정세 기대
재계 주요기업의 상반기 실적을 발목 잡았던 철광석과 구리, 알루미늄, 천연고무 등 주요 원자재와 부자재 가격 상승이 한풀 꺾였다.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던 국제유가와 해운 운임지수 등도 안정세에 접어들면 하반기부터 주요기업이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주요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들어 자동차와 중공업 등 주요 전방산업의 원자재와 부자재 국제가격 상승세가 주춤했다.
현대차 반기보고서를 보면 철광석의 경우 2018년 기준 톤(ton)당 61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49달러까지 무려 145.2%나 솟구쳤다. 다행히 올 상반기에는 상승세가 꺾여 톤당 가격이 전년 대비 6% 수준 감소한 140달러에 거래됐다. 단가 자체가 크지 않지만 가파른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플라스틱 역시 2020년 톤당 955달러에서 지난해 1184달러까지 급상승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1168달러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다.
2020년 톤당 955달러였던 구리도 지난해 1184달러까지 23.9% 증가했다가 올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1168달러에 머물렀다. 이처럼 주요 원자재 국제가격이 지난해 정점을 지나 점진적인 내림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광물자원의 국제가격의 상승세가 둔화한 반면, 석유화학 분야의 대표적인 원자재인 나프타와 EDC(에틸렌 다이클로라이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등은 여전히 상승세가 지속 중이다.
LG화학에 따르면 2020년 톤당 380달러 수준이었던 수입산 나프타 가격은 지난해 645달러로 69% 수준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876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상승세가 35.8% 올랐다. 상승세가 둔화했으나 여전히 30% 넘는 가격 인상 폭을 보였다.
이밖에 주요항공사 수익의 기준점 가운데 하나인 국제 항공유도 여전히 상승세가 뚜렷하다. 대한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준 항공유 가격은 2020년 1갤런당 1.3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8달러 수준으로 2년 새 2배 이상 올랐다. 상승세도 지속 중이다.
다만 이들 가격 상승분 가운데 적잖은 비율을 차지했던 국제 해운 운임지수가 올 하반기를 정점으로 정상화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비중이 높은 B2B 기업 대부분, 특히 타이어 산업의 경우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며 “올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면 실질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