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족쇄 푸는 이재용‧신동빈, 글로벌 경영 보폭 강화

입력 2022-08-0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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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시계가 다시 빨라질 전망이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6년 동안 멈췄던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이 부회장이 8ㆍ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는 삼성전자가 견고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지난달 29일 형기는 만료됐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제한을 받는다. 경영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선 복권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위축된 소비심리는 스마트폰, 가전 수요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를 지탱하는 반도체는 미국, 중국 기업들로부터 맹추격을 당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수성과 2030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달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대규모 투자와 M&A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이자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목표를 달성할 매개체다. 이 부회장의 사업적인 결단과 글로벌 무대에서 거침없는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대형 M&A도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전자 M&A는 2017년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 후 중단됐다. 무엇보다 반도체는 국가 중요 핵심산업인 만큼 대형 M&A가 진행될 경우 각 규제 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받아야 한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 신분을 둘러싼 사법적 리스크가 경쟁국 반독점 심사 당국의 트집거리가 될 수 있는 만큼 M&A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 부회장과 함께 특사 명단에 오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경영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취업제한 대상자는 아니지만 집행유예 중이라는 사실이 경영 활동에 지장을 준다는 입장이다. 해외 기업은 투자와 M&A 등을 진행하기 전 오너의 컴플라이언스(법률·명령 등의 준수)를 살펴보는 데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의 신분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공식적인 코멘트는 하지 않고 있지만 신 회장 사면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최근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의 사면이 현실화할 경우 신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바이오, 헬스케어, 배터리 사업 등 신사업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6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미국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미국 생산공장을 인수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신 회장은 6월 헝가리 터터바녀(Tatabanya) 산업단지에 조성된 ‘롯데 클러스터’를 방문하고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강력한 오너십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만큼 총수의 리더십 부재가 기업에 주는 충격은 더 컸을 것"이라며 "현재의 위기상황을 고려할 때 경제인들의 사면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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