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진행된 통영에코파워의 수요 예측 결과 유효 수요는 10억 원에 그쳤다. 예측 금액은 780억 원이었으나 10억 원만 모이면서 경쟁률은 0.01대 1로 나타났다. 신용도 A+급의 회사채였으나 흥행에 실패하면서 낙찰 금리 역시 금리 밴드 최상단인 80bp(1bp=0.01%P)에서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통영에코파워의 최대주주가 HDC라는 점이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올해 초 광주 아파트 사고로 HDC의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했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에서 16개 층이 한 번에 무너지면서 작업자 6명이 숨진 바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 수요예측을 진행한 HD현대에는 200억 원 모집에 980억 원이 몰렸다. 회사채 시장에서 옥석이 갈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HD현대의 경쟁률은 4.9대 1까지 치솟았다. 이에 HD현대는 기존 200억 원 발행에서 330억 원 증액 발행했다. 경쟁률이 높았던 덕분에 금리도 하단에 가깝게 결정됐다. HD현대의 금리 밴드는 -20~80bp였는데, 낙찰 금리는 0bp(등급민평)였다.
롯데지주 역시 2년물, 3년물을 각각 1000억 원씩 모집했는데 각각 2800억 원, 2650억 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금액을 늘렸다. 롯데지주는 2년물 2150억 원, 3년물 1850억 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다만 금리는 금리 밴드 상단에서 결정됐다. 2년물은 20bp 상단에 19bp, 3년물은 30bp 상단에 26bp였다.
한편 회사채 시장은 올해 초부터 얼어붙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자 기업들이 고금리의 회사채 발행하기 어려워지면서 그 규모가 줄어들었다. 실제 상반기 일반 회사채 발행 실적은 227건, 21조802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84건, 30조7820억 원)보다 8조9795억 원 감소했다.
금융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합친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는 96조1052억 원으로 1년 새 14조248억 원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일반 회사채는 올해 상반기 순발행에서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이전까지는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규모가 컸지만, 올해 들어 기업이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 규모가 더 커졌다는 뜻이다.
문제는 지난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회사채 시장이 초라한 상반기 성적표를 냈다는 점이다.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이 더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은 더 경직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시장의 냉각이 가속화되면서 회사채의 양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과 회사채 수요 기반 약화로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미매각, 등급 및 평가 관련 리스크가 생기고 있다”며 “최근 크레딧 스프레드는 경기 침체 우려로 지표 금리가 급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약세”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