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상장 추진 철회로 IPO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2차 전지주들이 공모주 흥행을 새롭게 주도할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약세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록하는 2차 전지 관련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성일하이텍은 지난 18~19일 실시한 일반청약에서 20조 원이 넘는 증거금이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같은 날 유가증권상장에 나선 발전 플랜트 업체 수산인더스트리는 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해 공모가 하단을 낮췄음에도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3.4:1 경쟁률로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2차전지의 약진은 최근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변동성이 심화한 상황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9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LG화학을 찾으며 한미 배터리 동맹을 강화하는 움직임 속에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 리비안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은 점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8~25일)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7.96%(4만1000원) 올랐다. 2차전지 대장주인 삼성SDI는 2.20% 상승했고, 엘앤에프(5.62%), 에코프로비엠(7.56%)은 5% 이상 큰 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20%)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들어 9.68% 상승했다.
코스피 약세장 속에서도 2차전지 매수세가 굳건한 이유로는 실적 성장성이 꼽힌다. 지난해 연결 기준 성일하이텍은 매출액 1472억 원, 영업이익 16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515억 원, 100억 원으로 집계되며 하반기 실적 또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IPO 상장을 준비 중인 2차전지 관련 주에 눈길이 쏠린다. 2차전지 부품 전문 제업인 HYTC(에이치와이티씨)는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 동안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1만3000원~1만5000원이다.
국내 2위 배터리 제조업체 WCP도 다음 달 8~9일 공모 절차에 나선다. 공모 희망가(8만~10만 원) 기준 WCP의 목표 시가총액은 3조 원대에 달한다. IPO 시장에서는 이들 2차전지주들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할 경우 올해 들어 시들해진 공모주 시장에 활력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가운데 2차전지와 함께 폐배터리 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폐배터리 재활용에서 아직 모호한 부분은 ‘폐배터리 소유권과 회수 방법’이다. 한국은 2021년부터 폐배터리를 지자체에 반납할 의무가 사라지며 소유권이 차주에게 귀속됐다”라며 “하반기 주도권은 대기업 중심의 완성차 업체 또는 2차전지 재활용 업체가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