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후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당의 징계를 받아들이고, 지지층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17일 오후 10시 3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무려 4시간이 넘게 당원들과 각자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정치와 정당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했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공원 내에 돗자리를 펼쳐 놓고 앉아 청년 당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그는 “따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것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다음 행선지는 강원도”라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참여 신청을 독려했다.
8일 징계 직후 ‘불복’을 선언했던 이 대표가 곧바로 징계 효력을 없애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막상 지금까지는 숨 고르기를 하는 듯한 모양새다.
특히 윤리위 재심 청구 기한인 이 대표는 재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현재까진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에게 호의적인 당내 중진들도 징계 발표 후 이 대표에게 “실력행사에 나서지 말라”는 취지의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의 정당성을 놓고 다투며 ‘내전’을 선언할 경우 당이 더 큰 혼돈 속으로 빠지게 된다는 우려에서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 SNS 설전 등 그간 주특기로 이용했던 여론전을 멈췄다.
이 대표는 청년층 당원 가입을 독려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당원가입 하기 좋은 토요일 저녁입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재차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지지세 결집을 시도했다.
15일에는 페이스북에 “밤사이 4000명 정도 만남 신청을 해주셨다. 20인 이상 신청해주신 기초자치단체부터 먼저 찾아뵙겠다. 오늘 뵐 분들은 문자가 갔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14일엔 이름과 거주지, 연락처 등 항목이 있는 신청서를 띄우며 “더 많은 분과 교류하고자 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