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인상에 인건비마저 폭탄…고스란히 車값에 반영

입력 2022-07-13 17:08 수정 2022-07-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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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기본급 9만8000원↑
기본급 기준 2015년 이후 최대치
원ㆍ부자재 가격 내년까지 상승
車원가율 상승→소비자 부담 가중

(자료=WSJ)
(자료=WSJ)

글로벌 원ㆍ부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 중인 가운데 2022년 노사협상에서 적잖은 인건비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자동차 제조사 대신 최종 소비단계인 소비자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전날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 '2022 임협'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안의 골자는 기본급 9만8000원(약 4.3%) 인상을 비롯해 △경영성과급 200%+400만 원 △하반기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 원 △특별격려 주식 20주 △재래시장 상품권 25만 원 지급 등이다.

현대차 사 측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 규모는 경영 실적과 최근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글로벌 지정학적 위협 등 대내외 위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또,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과 연계해 직군별 특성에 맞게 임금제도를 개선하고, 연구소 부문 인재와 연구개발(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직군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내년 3월 말까지 마련키로 합의했다.

양측이 잠정 합의한 이번 임금 인상분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2015년(8만5000원 인상)에 합의한 이후 최대치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을 기준으로 코로나19 직전이었던 2019년에는 호봉승급분을 포함 4만 원 인상에 합의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코로나 쇼크가 본격화하면서 기본급 동결이라는 대의명분에 노사가 합의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동결분을 고려해 7만5000원 인상에 합의했고, 올해 기본급 인상분은 9만8000원에 달했다.

사 측에서는 본격적인 반도체 공급난 완화 시점에 파업과 생산 차질을 우려했고, 노조 측은 한 차례(2020년) 기본급 동결사례를 앞세워 협상 전부터 요구안을 높여 잡기도 했다.

이런 인건비 상승은 최근 불거진 원ㆍ부자재 상승분과 만나 제조사의 매출 원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자동차용 강판과 플라스틱, 구리 등 자동차용 원자재 가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했으나 배터리의 주원료 가운데 하나인 리튬의 경우 2020년 대비 4배 넘게 폭증했다. 증가세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을 고려하더라도 이미 원ㆍ부자재 가격이 예상을 넘어선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완성차 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자동차용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인건비마저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완성차 제조사의 원가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현대차 노사의 임금인상 합의안이 기아는 물론 한국지엠(GM)과 르노코리아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수익 창출이 최대목표인 기업이다. 원자재와 인건비 인상은 빠르면 12~18개월 사이에 실제 최종 소비단계인 소비자에게 '자동차 가격 상승'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사의 평균임금은 이미 일본의 수준을 넘어섰고, 인건비가 비싸기로 이름난 독일과 맞먹는 상태"라며 "아직은 산업 수요가 많아 제조사의 재고가 모자란 상황이지만 내년부터 많이 오른 자동차 가격이 제조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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