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그룹 차원의 벤처투자를 본격화한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Corporate Venture Capital) GS벤처스가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마무리하는 한편, 1300억 원 규모의 첫 번째 펀드 결성도 완성했다. 향후 5년간 2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전략이 본격화된 셈이다.
10일 GS그룹에 따르면 이번에 조성되는 펀드의 명칭은 ‘지에스 어셈블 신기술투자조합’이다. 여기에는 그룹의 미래성장을 위해 신기술 벤처를 중심으로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GS벤처스는 향후 △바이오 △기후변화대응 △자원순환 △퓨처커머스 △딥테크 △스마트건축 등 GS그룹이 꼽은 신성장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초기 단계(Seed~Series B)의 국내 스타트업에 관심을 확대할 계획이다.
GS벤처스가 조성하는 첫 벤처 펀드에는 GS의 주요 계열사들이 투자자(LP, Limited Partner)로 참여한다. 현행법상 지주회사 산하의 CVC는 40%까지 외부자금을 유치할 수 있지만 이번 1호 펀드 조성에는 GS그룹 계열사만이 참여하는 것이다.
출자자로는 GS(300억), GS에너지(200억), GS리테일(200억), GS건설(200억), GS EPS(200억), GS파워(100억), GS E&R(50억), GS글로벌(50억) 등 주요 계열사들로만 구성됐고, 계열사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례로 결정됐다. 전체 펀드의 규모는 1300억 원으로서 애초 지난 1월 법인 설립 때 계획했던 500억 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GS그룹은 이번 벤처펀드 출범으로 그동안 계열사별로 분산돼 이뤄졌던 스타트업 투자가 GS벤처스를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고, 보다 통일성 있는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GS벤처스와 별도로 GS계열사가 직접 실행하는 스타트업 투자도 지속한다. GS계열사는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인접(Adjacent) 분야에 투자하면서 본업을 확장하고, 투자전문회사인 GS벤처스와 GS퓨처스는 기존에 영위하는 사업과 직접 연관성이 적지만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고 GS의 신규사업 포트폴리오로 육성이 가능한(Beyond) 분야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GS벤처스의 1호 펀드 조성은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주회사 산하에 CVC 설립이 가능해진 이후 이뤄지는 첫 대규모 펀드 조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GS그룹은 지난 1월 7일 GS 산하에 100% 자회사로 GS벤처스를 설립한 이후, 관련 조직체계를 갖추고 지난 5월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 7월 들어 1호 펀드결성에 이르기까지 빠른 행보를 보인다.
앞서 GS그룹은 사업환경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스타트업 등과 활발히 교류 협력하면서 사업 생태계를 확장해나간다는 전략을 밝혀왔다. 또한 계열사 별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활동을 통해 시장 변화를 이해하고 사업적 혁신을 단행해 왔다. 최근에는 향후 5년간 약 21조 원의 투자계획을 공개하면서 전체 투자액의 48%에 이르는 10조 원을 신사업∙벤처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환경 아래에서 스타트업 투자는 미래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라면서 "적극적인 벤처투자와 개방형 혁신을 통해 GS와 벤처 등 협력사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사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