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WI가 위스키 브랜드 ‘윈저’ 인수에 나선 가운데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추진하던 전환사채(CB) 발행이 늦춰지면서 윈저를 품에 안기까지의 시간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WI는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 조달을 위해 진행하는 800억 원 규모 사모 CB 발행의 납입일이 7월 4일에서 한 달 뒤인 8월 4일로 연기됐다고 정정공시를 냈다. 이에 따라 유한책임사원(LP)로서 하일랜드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현금출자하려던 계획도 한 달 뒤로 출자 일정을 변경했다.
하일랜드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베이사이드PE)가 윈저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베이사이드PE는 메티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 디아지오코리아가 분할 설립할 윈저 브랜드를 2000억 원에 인수키로 했다. WI가 800억 원을 투입해 SPC 지분을 취득하고 SPC가 상환우선주 발행, 외부차입을 통해 잔여인수대금 1200억 원을 치르는 구조다.
WI의 CB 발행 대상자인 하일랜드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오르비텍의 자회사로 신기술금융회사 라이선스를 보유한 오비트파트너스다. WI는 CB 발행 연기 이유로 인수자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WI 관계자는 “CB 인수자인 오비트파트너스에서 투자조합을 설립해 인수해가는 건데, 그쪽에서 한 달 정도 미뤄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이를 반영해 연기했다”며 “인수와 관련해서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는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WI는 CB 발행과 더불어 최대주주인 변익성 대표이사와 관계사 코럴핑크를 대상으로 발행하려던 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일정 역시 납입일을 7월 4일에서 내년 1월 3일로 6개월 연기했다. 코럴핑크는 식음료 도소매, 프랜차이즈 업체로 변 대표의 아들 재석·희조 씨가 50%씩 지분을 나눠 가진 최대주주 일가의 가족회사이며 WI 지분 6.91%를 보유하고 있다.
WI 관계자는 “윈저 관련 정리할 부분이 있고 기한 차이를 둬 납입하기를 원해 시간 차이를 두고 (유증을) 진행하게 됐다. 납입 대상자인 대표이사와 코럴핑크가 일단 최대한 미룰 수 있는 기간까지 증자를 미루고 그 전에 납입할 수 있다 했다”면서 “증자 대금은 윈저 인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아직 용처가 확정이 안 돼 운영자금으로 잡아뒀으나 추후 신사업으로 쓰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