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있는 분들 나오면 계파 갈등으로 보여" 이재명 불출마 압박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 중 처음으로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97세대 의원들의 당권 도전 선언도 잇따를 전망이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 싸움으로 얼룩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 그 우려를 뛰어넘어 통합의 싹을 틔우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이 위기"라며 "만연한 당내 온정주의 그리고 패배의 무기력함과 단호히 결별하고, 철저한 반성과 혁신·통합과 단결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라고 당원께서 명령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리더십도 위기"라며 "공적 책임감과 헌신성으로 무장해 도덕성을 회복하고, 당을 하나로 통합할 리더십이 없다면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면서 "젊고 역동적인 통합의 리더십, 이제 제가 그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재명 의원을 향해 당내 통합을 위해선 불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출마 선언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연이은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나와서 대결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 눈에는 계파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은 통합으로, 변화와 혁신을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민주당에 또 한 번의 기대와 희망을 주는 전당대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당내서 제기되는 '세대교체론'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이인영·홍영표·전해철 의원을 만나 출마 선언문을 가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인영 의원은 "'세대교체론이 사그라지면 안 된다고 의원들이 이렇게 얘기하는데 여러분들이 결단하고 뭔가 역할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강 의원은 전했다.
이인영 의원도 당권 도전을 포기한 것이냐는 물음에 강 의원은 "본인께서 나갈 텐데 그런 말은 하시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용기를 주시고 격려하면서 본인의 입장을 대신 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 의원이 '97세대' 출마 신호탄을 알리면서 다른 주자들도 입장 정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ㆍ박용진ㆍ강훈식 의원 등도 생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