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누적 수주액 115억달러뿐
"친환경 에너지 투자 늘어나며
화석에너지 투자비중 줄어들 듯
원자잿값 상승 등 불확실성 유의"
2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114억648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수주액(147억4676만 달러)보다 22.2% 줄어든 금액이다. 다만 수주 건수는 273건으로 전년 동기(245건)보다 11.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 수주가 67억3403만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58.7%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중동 22억3091만 달러(19.4%), 유럽 19억789만 달러(16.6%), 아프리카 2억3208만 달러(2.0%) 순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중동 국가 내 수주액 급감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인 중동 수주 규모는 작년 동기 실적(41억2753만 달러)의 반토막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사실상 중동 지역의 수주 가뭄이 전체 시장 부진으로 이어진 셈이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극복 및 경기부양을 위해 내수 건설기업에 발주가 확대돼 외국기업들의 시장참여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며 “중동 지역도 친환경 에너지 분야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 화석에너지 기반의 석유화학 및 정유 플랜트 투자는 상대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부진으로 빈 곳간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채워주고 있다. 아시아, 유럽 지역 수주액은 각각 작년 동기 대비 4.2%, 84.6%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24일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NNPC)의 자회사인 와리정유화학과 4억9232만 달러 규모 ‘와리 정유시설 긴급 보수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수주액은 작년 같은 기간(8826만 달러)보다 27배 늘어난 24억3539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아시아 지역 공사 건수는 154건에서 147건으로 줄었지만, 건설사들이 규모가 큰 공사를 따내면서 실적 향상에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으로 발주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도 원자잿값 상승 등 시장 불확실성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선임연구원은 “우호적인 유가 상황과 석유화학 제품 공급을 위한 플랜트 증설 수요 등으로 중동 플랜트 발주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및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용 증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300억 달러 수주 달성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건설시장의 호황도 2024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다운턴 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역 다변화 및 신사업 개발 등 해외수주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