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발행 루나 10억개…테라 측은 소각 주장

입력 2022-06-2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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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

최근 자산가치 붕괴로 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가상자산(암호화폐) 루나(LUNC)와 테라USD(USTC) 발행사 테라폼랩스가 '사전발행'(프리마이닝)한 코인 10억개 대부분을 자체 소각 예정이라고 밝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연합뉴스는 테라폼랩스 측이 지난해 10월 테라 커뮤니티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연동되는 테라SDR(SDT) 10억개 중 남은 물량을 소각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테라폼랩스는 2019년 4월 메인넷을 가동하며 당시 환율로 1조5600억 원에 해당하는 10억 SDT를 사전발행했으나 이를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당시 국내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취재를 시작하자 테라폼랩스는 뒤늦게 2020년 11월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메사리(Messari)에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이때 테라폼랩스는 "테라 안정 메커니즘을 강화하기 위해 제네시스 블록(블록체인에서 생성된 첫 번째 블록)에서 SDT 10억개를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테라 커뮤니티에 자신을 테라폼랩스 직원이라고 밝힌 제안자는 10억 SDT를 "SDT 안정 준비금(stability reserve)"이라고 부르며 "루나가 코인 시장에서 가장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이 됐기 때문에 테라는 더이상 SDT 준비금이 필요하지 않다"고 소각 이유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SDT 안정 준비금은 UST 등 테라 스테이블 코인과 루나 코인의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았던 프로젝트 초기에 사용됐다는 게 테라폼랩스의 설명이다.

테라와 루나 교환 과정에서 유동성이 너무 작으면 슬리피지(매도·매수 희망 가격차)가 생겨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 안정성을 헤치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10억 SDT를 발행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테라폼랩스가 지난해 10월 소각 결정을 제안할 때는 2019년 4월, 2020년 4월, 2021년 4월 등 3년에 걸쳐 3억개만 발행이 이뤄졌고 7억개는 발행 예정 물량이었다.

테라폼랩스의 SDT 소각 제안은 실제 이행돼 같은 해 12월 이미 발행된 3억 SDT 중 사용되지 않고 남은 1100만3512 SDT는 테라 블록체인상 코인 소각 지갑으로 이동해 없어졌다.

남은 7억 SDT는 한꺼번에 소각하려면 대규모 네트워크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7년 동안 순차적으로 발행되면 그때 소각하기로 했다. 다만 5월 초 루나 대폭락 이후 테라폼랩스는 UST 없는 '루나 2.0'(LUNA) 프로젝트를 출범했기 때문에 실제 7억 SDT 소각이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것은 현재로선 무의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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