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링스가 CB(전환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500억 원에서 3000억 원까지 늘리고, 리픽싱 한도를 액면가까지로 조정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윌링스는 오는 30일 경기도 용인시 본점에서 제20기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서 CB와 BW(신주인수권부 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각각 500억 원에서 3000억 원씩으로 늘리고, 리픽싱한도를 액면가까지로 확대 변경한다.
새로운 최대주주 제이스코홀딩스(구 제일제강)의 자금력이 불안한 만큼 자금 조달이 전망된다.
리픽싱 한도 조정은 투자 유치를 쉽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리픽싱이란 전환가액을 현재 주가에 맞추는 작업으로, 한도가 낮을수록 기발행 CB를 보유한 이가 주가에 따라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된다.
신주를 발행해 빚을 대체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에게는 오버행(공급과잉) 이슈와 함께 지분 희석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현행법상 액면가 리픽싱은 정관 규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또 눈길이 가는 점은 배터리, 폐기물 , 가상화폐, NFT(대체불가 토큰),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교육 등 관련 사업 등 총 73개의 사업 목적을 새롭게 추가하는 내용이다. 사실상 증권시장에서 주목받는 사업은 모두 포함됐다.
이번 임시주총은 경영권 매각에 따른 것으로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2명 등 총 7명을 새롭게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됐다. 앞서 안강순 윌링스 최대주주는 보유한 이 회사 주식 136만여 주를 제이스코홀딩스 300억 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문제는 제이스코홀딩스의 자금력이 불안하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3분기 말 기준 현금 28억 원과 단기예금 63억 원을 보유했다. 기타 금융상품 등을 합쳐도 200억 원에 못 미친다.
이후 100억 원 규모 2회차 CB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성공했지만 이는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성' CB다. 대상은 상상인저축은행 등 표면이자 3%에 만기 이자 7% 조건이다. 리픽싱 한도는 액면가인 500원이다.
당장 인수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금융 비용과 현금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제이스코홀딩스는 이번 거래로 주가 상승이 없을 경우 자금 압박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1회차 CB와 2회차 BW 중 일부를 만기 전 취득해 현금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다. 1회차 CB의 경우 재매각을 결정했다.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 관련 검토 중”이라며 “당사와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