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송홀딩스의 자회사 신송식품의 식용유 판매량이 올해 1~3월 각각 300%대로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사태, 팜유 수출 금지 등으로 인해 식용유의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부족해지는 ‘식용유 대란’의 영향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판매량 급증에 대응해 재고를 확보할 방법을 내부 논의 중이다.
9일 신송식품 관계자는 “회사 식용유의 연간 평균 국내 판매량이 1만 박스, 12만 리터 정도인데 식용유 관련 이슈가 터지고 나서는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1~3월에는 판매량이 평소 대비 300%씩 늘었다”고 밝혔다.
신송홀딩스는 부동산 임대사업과 식품 사업 등을 하는 기업으로, 신송식품, 신송산업 등 9개 자회사를 지닌 지주회사다. 신송식품이 식품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전통 장류와 참기름을 생산·판매하고 즉석 된장국 등 즉석조리식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식용유는 완제품을 이탈리아에서 수입해 판매한다. 신송식품 관계자는 “앞으로도 식용유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식용유 대란이) 회사의 식용유 수입과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식용유 가격 인상 이후에도 판매량은 증가세다. 신송식품 관계자는 “식자재 가격 인상에 맞춰 2월부터 가격 인상을 준비했고 4월에 가격을 올렸지만 4월 식용유 판매량도 평소 대비 50% 정도 늘었다”고 했다.
다만 잘 팔리는 게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다. 식용유 공급이 부족해 재고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신송식품 관계자는 “재고를 확보해 놓은 게 있어서 올해까지는 판매하는 데 문제가 없겠지만 내년에는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재고를 확보하려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5월에는 안정화되지 않을까 예상하지만, 지금 상태가 계속되면 내년에는 재고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송식품의 모회사 신송홀딩스는 ‘식용유 대란’의 영향으로 주가가 오른 대표적인 곡물·식용유 관련주로 꼽힌다.
신송홀딩스는 지난 2일 전일 대비 7.49%(850원) 오른 1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중단 발표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5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9.56%(3000원) 오른 1만3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1일부터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여 지난 27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식용유 대란에 따른 신송식품의 식용유 판매 급증이 모회사 신송홀딩스의 주가 강세의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송홀딩스 관계자는 “식용유를 파는 신송식품의 지분을 신송홀딩스가 100% 갖고 있기에 이익 측면에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룹 전체 차원에서 보면 기업 펀더멘털과 관련해서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지 의문이고 또 신송식품의 식용유 판매가 신송홀딩스 주가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송식품 관계자 역시 “아예 영향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식용유 대란과 관련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하나의 이슈일 뿐, 회사 전체로 봤을 때 실적에 큰 영향을 주거나 하는 단계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