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받는 식량 안보] 심각해지는 비료 가격 상승세…글로벌 식량위기 악화

입력 2022-05-0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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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세계 비료가격지수, 14년 만에 최고치
주요 생산국 러시아·벨라루스 공급 막혀
대체 조달도 한계…중국, 요소 수출 제한

▲세계 비료가격지수 추이. 3월 237.6.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세계 비료가격지수 추이. 3월 237.6.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세계적인 비료 가격 상승세가 심각해지면서 글로벌 식량위기가 한층 악화하고 있다.

주요 비료 생산국인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비료 공급이 제재로 인해 정체되면서 글로벌 비료 가격은 1년 만에 두 배 이상 폭등했다고 지난달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세계은행(WB)이 산출하는 비료가격지수(2010년 100 기준)는 3월 237.6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배 폭등한 것은 물론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염화칼륨은 3월 톤당 562달러로 전년보다 2.8배 올라 주요 비료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요소도 2.6배 뛴 톤당 907달러 선에 거래됐다.

러시아발 불안이 비료 공급망에 직격탄을 쐈다. 3대 비료 중 하나인 칼륨은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전 세계 생산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 제재로 양국에서 서방 국가로의 수출이 감소하고 일본도 러시아산 염화칼륨 수입을 중단했다. 벨라루스산도 다른 산지로의 전환이 진행돼 세계에서 수급이 피폐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비료 원료가 되는 암모니아도 러시아산이 전 세계 수출의 10% 정도를 차지했지만, 침공 후 우크라이나에 있는 거점 항구로부터의 수출이 중단됐다. 암모니아 원료가 되는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자체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의 대체 조달에도 한계가 있다. 요소 비료 주요 수출국인 중국은 국내 가격 상승을 이유로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3월 수출량이 전년보다 80% 급감했으며 언제 회복될 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러시아도 일부 비료에 대해서는 국내 공급을 우선하면서 수출 제한을 내세우고 있다.

비료 품귀에 따른 가격 상승은 그대로 곡물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비료를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옥수수 경작 면적은 4% 줄어들 전망이다. 공급 우려에 옥수수 국제 가격은 10년 만의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이 받을 타격은 막대하다. 국제비료개발센터(IFDC)는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비료 사용량이 이미 30%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그 영향으로 1억 명 식량에 해당하는 3000만 톤의 생산이 줄어들 전망이다. 필리핀에 있는 국제미작연구소(IRRI)는 아시아에서 비료 사용이 줄어 벼 수확량이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페루에서 18만 톤의 요소가 부족해 주식인 감자 등 식량 생산이 40% 급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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