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골든위크는 일본인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올해는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최장 10일을 쉴 수 있는데요, 무려 3년 만에 ‘코로나19 긴급사태’나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 가 발령되지 않은 골든위크기 때문에 기대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죠.
휴일 첫날을 맞은 일본 현지는 벌써부터 들썩이는 분위기입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일본 내 공항과 기차역 등은 인파로 크게 북적였다고 합니다.
이날 도쿄역은 아침부터 신칸센(일본 고속철도) 등을 타려는 이들로 붐볐습니다. 그중 대학 졸업 여행을 간다는 한 무리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휴를 놓치면 언제 또 여행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행지에서 방역과 위생은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골든위크 기간 동안 신칸센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노선별로 56%~284% 늘었다고 합니다.
장거리 여행뿐이 아닙니다. 일본 도심에도 ‘틈새 여행’을 노리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은 이어졌습니다. 이날 도쿄역 인근에 위치한 ‘하토 버스(도쿄 관광버스)’ 승강장에는 긴 줄이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먼 관광지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도심 풍경을 즐기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하늘 길도 북새통입니다. 도쿄 하네다 공항 국내선 탑승대와 수하물 카운터는 비행기를 타려는 가족 단위 여행객으로 가득했습니다. 해외 여행객으로 밤 비행기가 많은 국제선 로비는 이미 28일부터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국제선은 하와이행에 수요가 대거 몰렸습니다. 일본 여행사들이 최근 하와이 투어를 재개하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한 것입니다. 일본항공(JAL)에 따르면 하와의 호놀룰루 항공편 예약률은 28일 88%, 29일은 거의 만석이라고 합니다.
다만 일본도 감염병에 대한 긴장감을 완전히 늦춘 것은 아닙니다. 28일 NHK 등에 따르면 고토 후생노동성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적으로는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지만, 지역별로는 확진자 수 추이에 차이가 있다”며 “연휴기간 동안 감염 방지책을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코로나 19 상황을 보면 지난 2월 초·중순 일주일 단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9만명대로 ‘제6파’(여섯 번째 유행)의 정점을 찍은 뒤 이후 대체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일주일(4월 22∼28일)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3만9837명으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에 앞서 대형 연휴 기간이 있습니다. 바로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정된 6월 1일부터 현충일인 6월 6일까지 총 6일 간의 기간입니다. 직장인이 해당 기간 중 6월 2·3일에 연차휴가를 낸다면, 총 6일을 온전히 휴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나고 있는 데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되면서 국내도 코로나 시대 이전의 활력을 되찾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최근 에어서울이 국제선 운항 재개를 기념해 선착순 1000명에게 동남아 5개 노선 왕복 항공권을 10만 원대에 판매해 표를 사려는 이들로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5월 한 달이 중대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해제되는 만큼 앞으로의 감염병 추이에 유의해야만 평온한 6월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