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코스피시장이 글로벌 금융악재들에 요동치다 반발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소폭 반등, 1천선 방어에 성공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일)는 이미 1500억달러를 지원받은 바 있는 AIG의 대규모 손실 발표로 구제금융책 효과에 의구심이 커진데다 AIG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정부가 300억달러의 구제자금을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는 소식에 금융불안감이 증폭되며 주요지수가 4% 내외의 급락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7000선을 하회하며 12년래 최저치로 추락하고 유럽 대형은행인 HSBC가 실적 부진으로 19%나 폭락하면서 유럽증시도 6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위축된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부터 1000선을 이탈해 993p로 출발했다.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이 한국 3월 위기설 외신보도 영향과 더불어 1600원에 육박하는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990선 초반대까지 밀렸던 지수는 외환당국의 시장개입(5억~8억달러 매도 추정)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반전하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후들어 안정을 찾았다.
롤러코스트를 타던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6.76p(0.66%) 오른 1025.57p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초 1594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힘입어 전일대비 17.9원(1.14%) 내린 1552.4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1770억원 순매도로 16거래일째 매도 스탠스를 고수했고 개인도 776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했다. 반면 기관은 투신(+1630억원)을 중심으로 1922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모처럼 지수를 견인했다.
외국인이 지수선물시장에서 1251계약 매수우위를 보인 영향으로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11005억원) 위주로 978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반등에 기여했다.
한국과 대만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증시들이 글로벌 금융불안감에 고전했다.
닛케이지수가 0.6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상해종합지수(-1.05%), 항셍지수(-2.30%), 싱가포르지수(-0.32%) 등이 내렸고 대만지수는 0.21% 반등세로 마감했다.
고환율 수혜 수출관련株 반등 주도
치솟는 환율로 인해 수출경쟁력이 높아지는 대표 수출주들이 지수상승에 크게 공헌했다.
삼성전자가 2.92% 오른 것을 필두로 LG전자(3.91%), LG디스플레이(4.06%), 현대차(4.36%), 기아차(2.50%), 현대모비스(4.63%) 등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한편 지수 반등에도 불구 글로벌 금융주들의 급락 여파로 하나금융지주(-2.29%), 신한지주(-2.27%), 기업은행(-2.14%), 외환은행(-1.31%), KB금융(-0.18%) 등의 은행주들이 떨어졌고, KTB투자증권(-7.37%), 코리안리(-5.32%), 삼성카드(-4.07%), 한화증권(-3.81%), 제일저축은행(-3.58%) 등의 금융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주들이 포진해 있는 운수장비(3.25%)와 전기전자(2.83%), 철강금속(1.48%) 등이 강했고, 통신(-2.07%), 종이목재(-1.79%), 의약품(-1.31%), 은행(-1.18%)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현대상선(4.11%), LG생활건강(4.00%), NHN(3.92%), 현대중공업(3.60%), 삼성전기(3.00%), 삼성중공업(2.94%) 등이 올랐고, 두산(-6.35%), LG텔레콤(-5.39%), KTF(-3.56%), 한국가스공사(-3.39%) 등은 큰폭 하락했다.
이틀째 계속된 외국인 매도공세(-113억원)로 인해 코스피시장(-0.56%)은 낙폭을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 중에는 서울반도체(4.98%)와 현진소재(8.86%), 우리이티아이(7.84%), CJ인터넷(7.30%), 평산(6.60%), 에이스디지텍(6.41%), 태광(5.86%), 주성엔지니어링(5.49%) 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렇다할 테마가 형성되지 못한 가운데 마크로젠(상한가)과 산성피앤씨(7.87%) 등의 일부 줄기세포주들이 선별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내우외환 지속..제한적 자율반등은 가능
국내증시가 해외발 금융악재들을 딛고 소폭 상승했다.
점수를 주고 싶지만 실상 시장은 크게 달라진게 없다.
미국 최대 보험그룹인 AIG의 대규모 손실 발표를 악재노출 정도로 볼 수 있겠으나, 미국정부의 잇달아 내놓은 구제금융책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된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은 지속될 듯하다.
미국정부는 AIG의 대규모 손실발표 이후 시장충격을 줄이기 위해 또다시 3백억달러의 구제자금 추가 지원을 서둘러 발표했다. 끝이 어딘지 모르는 매분기 손실 발표와 계속되는 유동성 지원...부실자산의 규모도 아직 정확히 추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트리거가 여전히 작동중이고, IMF의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 마이너스 하향조정과 함께 주요 경제대국들의 곤두박질치는 경제지표들은 연일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을 양산 중이다.
이날 코스피지수의 복원력과 1천선 지지를 근거로 저점을 논하고 디커플링 단어를 다시 꺼내드는 낙관론자가 등장할테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를 벼랑으로 몰아세운 금융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이날 1600원대에서 가로막히며 소폭 하락했지만 하향 안정화라는 말을 꺼낼 시기는 아니다. 여전히 1500원대에서 머물고 있고 5일선조차 훼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터닝포인트가 마련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심리적 지지선인 1천선을 지켜내고 대량거래를 수반해 긴 양봉을 기록한 점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추세적 변화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빈약하다.
아직 하향하는 5일선과 하락추세 저항을 받고 있을뿐만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월가의 눈치 또한 계속 살펴야 한다.
두려움지수라 불리는 VIX는 뉴욕증시가 12년래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음에도 그다지 크게 오르고 있지 않다. 주가급락에도 불구 투자자들의 반등에 대한 미련, 낙관심리가 아직 실종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가격메리트 외에 반등모멘텀이 부재하다면 심리적 공황 연출과 함께 자체적인 단기 수급 정화를 통해 추세반전의 계기를 찾아야 하는데 아직 뚜렷하지 않다.
최근 반등세를 타며 한가닥 희망을 안겼던 유가는 경기침체 우려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2월 제조업지수가 13개월째 기준치인 50을 밑돈 것이 리세션 우려를 자극했다. 경제의 온도계로 간주되는 국제유가는 원유수요 위축 우려로 10% 이상 급락하며 배럴당 40달러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S&P500지수는 전저점을 이탈하며 추락하고 있다. 매도세력의 차익실현 내지는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과 함께 간헐적인 기술적 반등 정도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객관적 지표상 긴장감을 좀더 유지하는게 타당하다.
일부 외신이 보도하는 한국의 3월 위기설이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3월 위기설이 일부 악영향은 주겠지만 핵심은 동유럽발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 미국 주요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위기 지속 및 정부의 신뢰도 높은 해결책 부재, 도산위기에 처한 GM, 기업들의 미진한 구조조정 등 통제불가능한 다양한 불확실성들이다.
보유주식을 서둘러 매도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도처에 산재한 국내외 불확실성들이 확연히 줄어들기까지 당분간 증시는 살얼음판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보수적 마인드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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