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푸틴이 공격한 세계질서...극단적 포퓰리즘 득세

입력 2022-04-12 17:40 수정 2022-04-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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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서 부는 트럼프 향수
프랑스 극우 후보 르펜 선전
헝가리 '리틀 푸틴' 총리 연임 성공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린 르펜 극민연합 후보가 프랑스 대통령 결선에서 맞붙는다.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린 르펜 극민연합 후보가 프랑스 대통령 결선에서 맞붙는다. AP연합뉴스
국제사회 질서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흔들리고 있다. 혹자는 세계화의 종말이 앞당겨졌다고 평가한다.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가 서방과 중·러로 양분되는 현상에도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도 있다. 또 하나, 극단적 포퓰리즘도 득세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러시아가 서방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총격을 가했다. 같은 시각, 민주사회는 내부로부터도 도전을 받고 있다. 바로 극단적 포퓰리즘의 활개다.

미국, 헝가리, 프랑스를 비롯한 지역에서 중도가 설 자리를 잃고 좌와 우, 극단주의자들이 세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2년간의 팬데믹 과정이 이들에게는 기회가 됐다.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면서 대중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세계적 포퓰리스트들의 롤모델인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해 ‘상식’을 얘기하며 정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불과 17개월 만에 미국 여론은 바이든에 우호적이지 않다. 공화당원들은 여전히 트럼프 ‘향수’에 젖어 있다. 올 가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반이민, 반이슬람, 친푸틴 성향의 극우 후보 마린 르펜을 맞아 고전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대통령 1차 선거에서 마크롱은 27.8%를 얻어 르펜 23.1%에 겨우 앞섰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24일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극우 후보 르펜의 선전은 예상을 뛰어 넘는 것이다. 발레리 페크레스 공화당 후보는 “극우가 이 정도로 승리에 가까웠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르펜은 노골적으로 푸틴을 지지하고 프랑스를 유럽연합(EU)에서 탈퇴시키겠다고 공언해왔다. 르펜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EU의 반푸틴 전선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푸틴이 유럽 내 새로운 분열을 만들어 낼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리틀 푸틴’의 당선도 주목을 받았다. 헝가리 총선에서 빅토르 오르만 총리가 4연임에 성공했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 27개국 중 가장 친러 성향이 강한 지도자로 알려졌다.

이들은 높은 물가와 치솟은 에너지 가격 등 경제현실에 대한 사람들의 깊은 절망감을 이용하고 있다. 르펜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한 인플레이션을 강조하며 지역 여론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혹독한 경제상황의 원인을 이주민, 소수민족, 외부인 등에 대한 분노로 전가시켰다.

트럼프, 르펜, 오르반이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잔혹한 행위를 저지른 푸틴과 비교될 수는 없지만 전술은 유사하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 정권이 나치에 장악됐다고 터무니없는 거짓을 내세웠다.

CNN은 공화당 내 트럼프 영향력, 오르반 총리의 승리, 마크롱의 고전이라는 현상은 서구사회에서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게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민주 정치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극우의 논리와 싸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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