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부동산 정책 결정 때는 정치 논리를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부동산 시장 기능 정상화와 무주택자 대상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등 정부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주택학회는 8일 윤석열 정부 주택정책 방향 진단을 주제로 한 ‘2022년 주택정책 미래포럼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난 정부의 주택정책을 되짚어보고, 새 부동산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택문제와 주택정책 발제를 맡은 조주현 건국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 문제를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규정했다. 조 교수는 “다주택자와 재건축 규제 강화로 투자 수익률 인하를 유도하고, 주택 취득과 보유, 처분 단계 과세는 역대 최고급으로 강화했다”며 “그 결과 부동산 거래 시장의 위축으로 가격 상승이 반복됐고 현금 부자에게 투자 기회가 확대돼 실수요자 구매 기회가 줄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의도가 좋은 정책이라도 시장 부작용을 유발해 정책 대상 계층에 오히려 불이익으로 작동했다”며 “부담이 적고 정치적 인기가 많은 수요 억제 정책에 집착해 뒤늦은 공급확대 정책을 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 정책 방향으로는 주택정치가 아닌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공공과 민간시장의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정부의 직접 개입은 한계 계층에 집중해야 하고 토지이용 규제와 택지개발에서 공공과 민간의 합리적인 역할 배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더라도 집값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주택금융분야 발제를 맡은 이용만 한성대 교수는 “그동안 주택가격 상승 원인은 주택공급 부족 또는 주택공급에 대한 신뢰 상실”이라며 “그동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했는데 주택값은 오히려 올랐고, 앞으로 금리 상승 및 과잉유동성 축소 상황에서 LTV를 완화한다고 해서 주택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이 밖에 부동산 세금 정책 발제를 맡은 손재영 건국대 교수는 “조세는 민간으로부터 정부로의 대가 없는 강제적 현금 이전이므로 납세자들의 동의를 끌어낼 수 있는 원칙 위에 설계되어야 한다”며 “새 정부는 조세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전반적인 세 부담 완화와 함께 단순화를 통한 조세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