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과 협업해 개발한 고성능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인 ‘P5530’을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지난 연말 인텔 낸드 사업부 1단계 인수작업을 마친 후 미국 산호세에 설립한 SSD 자회사다. P5530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128단 4D 낸드와 솔리다임의 컨트롤러가 조합된 제품으로 데이터센터에 주로 쓰인다. P5530은 PCIe(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 4세대(Gen 4)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며, 용량은 1TB(Terabyte, 테라바이트), 2TB, 4TB 등 총 세 가지로 출시된다.
양사는 이 제품에 대한 자체 성능평가를 마치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해외 주요 고객들에게 샘플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직후부터 합작 제품 개발을 진행해 왔다. 회사 측은 이번 합작 신제품이 그동안 D램 대비 부족했던 낸드 사업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서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모바일 분야에 강점이 있던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과의 통합 시너지를 통해 기업용 SSD 시장에서도 위상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노종원 사장(사업총괄)은 “양사의 역량을 합친 제품을 빠르게 선보이면서 낸드 사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인사이드 아메리카'(Inside America) 전략에도 탄력을 붙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양사 간 최적화를 지속해 ‘원 플러스 원’을 뛰어넘는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미주 연구개발(R&D) 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을 실행 중이다.
솔리다임 롭 크룩 최고경영자(CEO)는 “양사는 기술적 시너지를 창출해 낸드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이번 P5530 제품을 시작으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지속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반도체 설계 등 비메모리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8인치 파운드리 업체인 키파운드리 인수 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마지막으로 중국 경쟁 당국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 모바일 반도체 설계 시장의 95%를 점유한 영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ARM 공동인수도 추진 중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현재의 메모리반도체 제조기업이라는 틀에 갇혀서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제약이 있다”며 "국경과 산업의 벽을 넘어 경쟁력 있는 파트너라면 누구와도 힘을 합쳐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설명
-SSD(Solid State Drive):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반 데이터 저장 장치. 단품 낸드에 컨트롤러 등 주변 장치를 결합해 성능을 향상시킨 패키지로 안정성이 높고 용량이 큰 기업용 SSD는 주로 데이터센터의 서버에 적용.
-컨트롤러(Controller): 컴퓨팅 시스템의 메인보드와 운영체제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저장 장치로 인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하는 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