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우리나라의 수출이 반도체와 석유화학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다만, 수입도 에너지 가격 급등 등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나면서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수출이 작년 동월 대비 18.2% 증가한 63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일평균 수출도 27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2억4000만 달러) 대비 23.4%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 역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로써 수출은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또 13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이 같은 수출 호조세는 반도체(131억2000만 달러)와 석유화학(54억2000만 달러)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는 사상 처음으로 130억 달러를 넘으면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석유화학도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무선통신(44.5%)·디스플레이(48.4%) 등 IT 품목 및 석유제품(90.1%)·철강(26.8%) 등 전통 주력산업의 호조세도 이어졌고, 바이오(24.2%) 등 신(新)산업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16.6%), 미국(19.9%), 아세안(44.4%) 등 소위 '3대 시장'에 대한 수출도 모두 월간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며, 중동(17.4%), 중남미(25.6%) 등 신시장 수출 증가율도 두 자릿수에 달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급등과 중간재 수입 증가로 지난달 수입액도 작년 동월 대비 27.9% 증가한 636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액 또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다.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원유·가스·석탄 수입이 역대 최대치인 161억9000만 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작년 동월 대비 수입액 증가율은 각각 72%, 200%였으며 석탄 수입액 증가율은 441%를 기록했다. 지난달 유가(두바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로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역대 최대 수출 실적에도 수입 역시 사상 최대치를 나타내면서 무역수지는 1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월 흑자로 전환됐던 무역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에너지 수입 급증 등으로 무역수지는 소폭의 적자를 나타냈다"면서도 "기록적인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주요국 대비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최근 유례없이 급등한 에너지 가격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이번 3월에 근소한 차이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며 "주요 품목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반도체·석유화학 등이 역대 1위 실적을 기록하는 등 견고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한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