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탄소중립, AI 등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서둘러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연이어 내고 있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신임 임원들과 화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탄소중립은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이자 사업 포트폴리오와 목적을 바꿔나갈 새로운 기회”라며 “기존 석유화학 사업들이 아직 수익을 창출하는 등 햇볕이 비치고 있을 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이 사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적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우리 그룹이 많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좀 더 속도를 내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도 탄소감축 필요성을 언급하며 “어느 계열사에서 업무를 하든 한 식구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사업에서도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 무보수 미등기 회장을 맡은 뒤 사내 AI TF인 '아폴로' 구성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SK텔레콤이 과거 이동통신 분야에서 수많은 세계 최초의 역사를 쓴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었지만 시장의 인식은 여전히 거기에 머물러 있다”며 “아폴로가 AI 컴퍼니로 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서비스를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체계로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문했다.
딥 체인지도 매번 강조하고 있다. 이번 신임 임원 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딥 체인지의 한 예로 ‘공유 인프라’를 들며 “코로나19 이후 기존 건물과 책상 등 하드웨어적 인프라들이 예전과 같은 역할을 하겠느냐”고 물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정보를 공유하고 효율성을 높이고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서는 기존의 벽을 깨는 시도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SK 주요 관계사들은 2019년부터 공유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구성원들은 매일 근무할 좌석을 선택하고, 비대면으로 업무를 진행한다.
또 관계사들 사이의 벽을 허물어 친환경 분야 연구개발과 사업 인력ㆍ역량을 결집하는 ‘그린테크노캠퍼스’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7개 관계사의 친환경 사업 분야 연구개발 인력 3000명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서울 종로타워에도 ‘그린캠퍼스’를 마련해 관계사마다 흩어져 있는 녹색 사업 관련 부서를 한곳에 모으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