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출렁이면서 주식형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와 글로벌 긴축 기조에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발을 뺀 대신 간접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는 총 3998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전달인 지난해 12월(2590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905억 원이 순유입된 만큼 세 달 연속 상승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 펀드 순유입 규모는 지난해 11월(5918억)에 이어 4년만에 두번째로 높았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순유입 규모는 2018년 2월(8643억 원)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다 국내 증시가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넘아가는 시점인 지난해 7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11월(-3026억 원) 잠시 순유출이 늘었으나, 지난해 11월부터 불거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재차 돈이 몰리는 추세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개미 투자자들의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코스피 지수가 장 중 2591.53으로 2600선을 뚫고 내려온 직후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9886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달에는 7조2036억 원어치를 사들으나 국내 증시가 불안해지자 발을 빼는 모습이다.
주식 직접투자에 뛰어들었던 ‘개미'들이 간접투자 상품으로 눈을 돌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쟁 위기와 긴축 기조의 여파로 미국 증시가 기술주 부진에 시달리고 국내 증시도 위험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간접투자로 조정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수일 내 침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불안정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재차 언급한 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우크라이나 이슈 재부각으로 낙폭을 확대한 점은 한국 증시에 여전한 부담”이라며 “불라드 연은 총재의 발언에 나스닥 하락폭이 확대되는 등 공격적인 대응 발언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성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 후 -11.6%에서 최근 1주 -2.16%로 개선됐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펀드는 ‘미래에셋코어테크증권투자신탁’으로, 772억 원이 유입됐다. 이어 ‘한화 Smart++인덱스증권 자투자신탁(731억 원)’, ‘NH-Amundi 코리아 2배 레버리지 증권투자신탁(719억 원)’, 대신 KOSPI200인덱스 증권 모투자신탁(690억 원)’, ‘교보악사 파워인덱스 증권 자투자신탁 1호(259억 원)’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은 ‘삼성KODEX보험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 9.1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래에셋TIGER은행증권상장지수신탁(8.64%)’, 삼성KODEX은행상장지수투자신탁(8.61%), ‘KB KBSTAR200 금융 증권 상장지수 투자신탁(7.94%)’, ‘미래에셋TIGER200금융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7.51%)’ 순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