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경기 회복 신호가 곳곳에서 발견되면서다. 코스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올해 초부터 지난주까지 3.0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8.12%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특히 4대 금융지주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우리금융지주는 19.46%,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9.93%, 7.7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한지주도 6.05% 올랐다.
코스피 하락장에서도 금리 모멘텀을 업은 은행주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해 수익 개선의 물꼬가 트이고, 주가에도 호재로 인식된다.
현재 시장은 연준의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데다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가 4일(현지시각) 발표한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취업자는 46만7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노동시장 참가율은 62.2%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5.7% 올랐다.
시장의 눈은 10일(현지시각) 발표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하고 있다. 경기와 고용이 양호하고,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연준이 예상보다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직전인 2월에 은행주의 금리 모멘텀이 극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단기금리차 축소 현상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도 당분간 가라앉을 전망”이라며 “한국도 연내 두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중은행의 NIM 추가 상향에 따른 이익 추정치도 상당폭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코스피 2750포인트 이상에서는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반등 시에는 리스크 관리 강도를 높여갈 것을 권고한다. 업종 대응에 있어서는 금융, 통신 등 방어주가 유리할 전망”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