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가 지난해(5.5%)보다 1.4%포인트(P) 하락한 4.1%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미크론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지속과 팬데믹 사태로 늘어났던 재정 지원이 줄어드는 영향이다.
WB는 1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을 발표했다. WB는 매년 1월과 6월 2차례에 걸쳐 세계경제전망을 발간하며,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별도로 내놓지 않는다.
성장률 전망을 하향한 이유로는 지속적인 코로나19 재발, 재정 지원 감소, 공급망 병목 현상 등을 지적했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보복 수요 급감, 정부 정책 지원 약화 등으로 인해 3.2%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WB는 예측했다. 변종 코로나19 확산, 기대 인플레이션 불안정성, 대규모 부채로 인한 재정부담 등 경제 하방 리스크 또한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WB는 각국에 신속·평등한 백신 보급과 보건·경제정책 교정, 최빈국 내 부채 관리 등 글로벌 공조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신흥·개도국은 장기적으로 빈부 격차·성 불평등 완화, 보건·기후 관련 위기 대응 강화 등을 위한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지역별 편차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전년(5.6%) 대비 2.1%P 하락한 3.7%의 경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통화정책의 지원 약화와 공급망 불안정성, 인플레이션 심화 등에 따른 것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발효된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의한 경기부양 효과는 단기적일 것이라고 봤다. 유로존의 경우, 서비스 소비·투자의 꾸준한 회복 등으로 인해 4.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수준의 회복세를 유지하면, 올해 말 팬데믹 이전 생산량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신흥·개도국은 여전히 팬데믹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동아시아태평양의 경우, 중국의 경제 회복세 약화와 글로벌 수요의 지속적 감소와 해외여행 제한 등으로 전년(4.6%)보다 하향해 5.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하면 전망치는 5.0%로, 전년(2.5%)보다 2.5%P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백신 보급에 따른 국내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럽과 중앙아시아는 국내 수요 감소와 통화 긴축 정책 등으로 3.0%, 중남미는 재정·통화 긴축 정책과 고용 악화가 지속하고 주요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외부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2.6%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북아프리카는 유가 상승 및 원유 수출 증가 등으로 4.4% 성장률이 예측됐다. 남아시아는 백신 보급과 팬데믹 관련 혼란 수습 등으로 7.6%, 사하라 이남 지역은 상품 물가 상승과 관광산업 점진적 회복 등으로 3.6% 성장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