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치 2배 뛴 한미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훈풍’ 이어가나

(사진제공=삼성전자)

올해 기업 가치가 두배로 뛴 한미반도체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증권가는 내년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훈풍’이 예상되는 만큼 기술력을 갖춘 한미반도체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24일 오후 2시 45분 기준 한미반도체는 전날 대비 0.14% 오른 3만615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첫 거래가 시작된 1월 4일 시세 1만8250원과 비교하면 98.0%가 상승한 수치다. 올 한해 주가가 2배 늘어난 것이다.

주가 상승의 배경은 무엇보다 올해 반도체 업계의 화두 였던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확대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2025년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37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텔과 삼성 등 굴지의 반도체 업체들이 업계 1위 TSMC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도체 산업의 판도가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 반도체’ 중심에서 데이터 해석·계산용 ‘비메모리 반도체’로 옮겨간 것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주도해온 한미반도체도 꾸준한 수요에 대응하면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TSM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한미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가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한다. 특히 반도체 검사 및 적재 공정 장비 ‘비전플레이스먼트(Vision Placement)’와 시스템반도체 패키지 절단용 후공정 장비 ‘마이크로쏘(MIcro Saw)’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성장세에 견고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자 영업이익도 따라왔다. 올해 한미반도체는 영업이익으로 1분기 193억 원, 2분기 364억 원, 3분기 309억 원을 기록했다. 꾸준한 실적이 주가 상승을 견인한 모습이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3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8%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초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됐으나 물류난의 영향으로 놓치게 됐다는 평가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1206억 원, 내년 영업이익은 1416억 원으로 점쳐진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공시된 수주분의 납기만으로도 4분기 매출액은 1000억 원을 크게 상회한 사상 최대 실적을 예상했다”며 “다만 글로벌 물류난에 따라 일부 장비의 입고가 내년으로 이연되면서 다소 아쉬운 실적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망도 밝다. 한미반도체의 비전플레이스먼트 장비 수요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갈수록 늘어가는 비메모리반도체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으로 후공정장비업체(OSAT), 종합반도체업체(IDM)의 증설이 지속되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플립칩 본더(FC-Bonder) 장비 매출액도 내년 수혜가 예상된다.

윤 연구원은 “사이클에 따라 변동하는 메모리 산업과 달리 한미반도체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인 비메모리 패키징 공정의 고도화는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고성능 비메모리반도체 생산이 확대되면서 패키지도 고성능화가 진행되며 국내외 기업들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