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 전기차 글로벌 연간 판매 목표를 170만대로 높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내년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22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과감한 목표를 제시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1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현대차ㆍ기아ㆍ제네시스)은 2026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기존 100만대에서 170만대로 높였다”라며 “이를 위해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내년 세계 시장에 22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목표는 올해 연간 전기차 판매 예상치(14만대)보다 56% 증가한 수치다.
장 사장은 “(2026년) 현대차 전기차 제품군도 13개 차종으로 늘린다”라며 “새로운 플랫폼도 도입할 예정이다. 새 플랫폼 개발은 우리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단순히 하나의 플랫폼만을 보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이오닉 5에 처음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는 별개로 또 다른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전기차 생산에 집중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에서 판매하는 완성차 중 전동화 모델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특히 2030년까지 신차 절반을 전기차로 판매하도록 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에 맞춰 미국 시장에서의 전동화 전략에도 집중한다. 장 사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맞춰 2030년까지 현대차 전체 판매량의 50%를 전기차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빨라진 전동화 계획에 맞춰 2025~2026년까지 더 많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라고 했다.
미국 내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기존 공장(앨라배마 공장)을 증설하는 방법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라면서도 “새로운 생산라인은 오직 전기차를 위해 지어질 것”이라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약 8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른 기업의 전기차 계약 생산을 고려하는지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생산 능력은 내부 수요를 위한 것이다. 생산 능력을 스스로에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애플이 계획 중인 전기차 ‘애플카’의 생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자동차 시장의 변수였던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장 사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파트너 그룹과 협업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공급 추이를 분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대해 장 사장은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뿐 아니라 글로벌 수준인 한국 배터리 제조사와도 협력하고 있다”라며 “리튬이온과 리튬금속 배터리는 모두 연구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기 위해 미국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업체인 SES와 협업하고 있다.
최근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의 기준을 강화하고 전기차 1대당 지급되는 보조금의 규모를 줄이는 움직임에 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장 사장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보유 비용이 같아지는 시기는 정부 보조금의 규모와 연결돼 있다”라면서 “보조금이 줄어드는 만큼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전기차 수요를 많이 창출해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