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홈쇼핑에서 실제 인간이 아닌 가상 인플루언서가 상품을 소개하는 일이 현실화됐다. 가상인간이 MZ세대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유통업계는 가상인간 마케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롯데홈쇼핑은 22일 자체 개발한 가상모델 ‘루시’가 쇼호스트로 데뷔한다고 21일 밝혔다. 루시에는 실제 촬영한 이미지에 가상 얼굴을 합성하는 3D 애셋 기술이 적용됐다. 피부 솜털까지 구현하는 등 실제 사람과 유사한 모습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TV 홈쇼핑 방송을 통해 루시의 목소리를 최초로 공개한다. 26일까지 진행되는 크리스마스 특집전 행사 중 방송 예고 영상에 산타 복장을 한 루시가 출연해 다음 판매 상품을 안내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루시 외모, 직업 등 특징을 고려해 최적의 목소리를 선정했다. 여기에다가 입 모양이 발음대로 움직이도록 고도화된 기술을 적용해 사실감을 더했다. 이를 위해 롯데홈쇼핑은 올해 9월 직접 투자한 실감형 영상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포바이포와 협업했다.
롯데홈쇼핑은 실제 인간과 가까운 수준으로 루시를 고도화해 메타버스 쇼핑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내년 중에는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과 양방향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가상 모델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측은 아직 기술적으로 완비가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기술이 고도화되면 루시가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방송도 계획하고 있다.
진호 롯데홈쇼핑 디지털사업부문장은 “기존 플랫폼을 비롯해 앞으로 기획 중인 메타버스 쇼핑 환경에서 루시를 고객들에게 더욱 현실감 있는 모습으로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가상인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리테일은 이달 초 가상인간 '로지'(Rozy)와 전속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로지는 GS25가 내년에 펼칠 ’언제나, 어디서나, 오로지 GS25’ 캠페인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친환경 상품과 협업해 다양한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데도 로지가 나선다.
W컨셉은 지난달 로지를 앰배서더로 발탁하고 2주간 공동 마케팅을 했다. 마케팅 기간 W컨셉은 로지 탄생의 프리퀄을 담은 브랜드 광고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선보였다. CJ온스타일은 올해 8월 가상 인플루언서 ‘루이’와 함께 더엣지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했다. 더엣지 청재킷과 데님을 입은 루이는 가수 이무진의 신곡 '신호등'을 부르기도 했다.
가상인간 마케팅은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MZ세대들의 호응에 힘입어 루시는 SNS 팔로워 수가 7만 명에 달한다. 연예인들과 달리 불미스러운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점도 가상인간 마케팅의 장점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상인간이 MZ세대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가상인간 마케팅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