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약세 코스피 2% 가까이 급락하며 사흘만 3000선 내줘
당분간 혼돈장세, 주중반 방향성 잡을 듯..이번주 1178~1195원 등락할 듯
원·달러 환율이 한달여만에 1190원대로 올라섰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데다, 미국 연준(Fed) 인사의 매파적 발언에 주말사이 역외부터 달러화가 강했다. 실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내년 3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종료 직후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하며 주식시장도 약했다. 코스피는 2% 가까이 급락하며 사흘만에 3000선을 내줬다. 코스피 낙폭 역시 지난달말 이래 가장 컸다.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적었던 가운데, 수급적으로는 숏스탑과 함께 결제물량이 많았다. 1190원선에서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나왔지만 결제 등 물량과 견줘보면 상대적으로 적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와 함께 수급이 장을 좌우했다고 평가했다. 호악재가 모두 나온 상황이라 결국 수급이 장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분간 상승압력은 있겠지만 원·달러가 1200원을 넘어갈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좀 더 오른 후 되돌림하는 패턴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주 원·달러는 1178원과 1195원을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대비 9,9원(0.84%) 오른 119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29일(1193.0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엔 1192.1원까지 올라 역시 전달 29일 장중 기록한 1196.1원 이래 가장 높았다.
이날 원·달러는 1189.0원에 출발했고, 장중 1186.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5.3원에 그쳤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7.7/1188.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0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말사이 오미크론 우려와 연준 인사의 매파적 언급에 역외환율부터 올랐다. 이 영향으로 아침장엔 갭상승해 출발했고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일시적 조정을 보이기도 했다. 오후장들어서는 재차 상승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당분간 상단이 열려있는 것 같다.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1196원대까지는 열어두고 있다”며 “변동성이 커 이번주 원·달러는 1184원에서 1194원 정도 레인지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악재든 호재든 모든 재료가 오픈된 상태다. 이번주말이 크리스마스 연휴라는 점에서 올해 거래도 이번주가 사실상 마지막 거래주다. 결국 원·달러는 수급논리로 올랐다. 거래가 얇은 상황에서 방향성없는 와중에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낙폭을 키우다보니 숏스탑과 결제 물량이 많았다. 1190원 위에서는 네고가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펀더멘털상 원·달러는 1200원까지 오르기 어렵다. 지난주말 당국 개입이 많았다는 점도 의식할 수밖에 없어 1190원을 살짝 넘긴 정도”라며 “하루이틀 방향성없이 혼란스럽다가 주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방향성을 찾을 것 같다. 현 레벨에서 더 오른다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어느정도 고점에서 막힌다면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 같다. 이번주 원·달러는 1178원에서 1192원 내지 119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24엔(0.21%) 떨어진 113.45엔을, 유로·달러는 0.0015달러(0.13%) 오른 1.1252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02위안(0.0%) 하락한 6.3869위안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4.73포인트(1.81%) 급락한 2963.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5일(2989.39) 이후 사흘만에 3000선을 내준 것이며, 2일(2945.27) 이후 최저치다. 하루 낙폭 역시 지난달 30일(-70.31포인트, -2.42%) 이래 가장 컸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574억5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사흘만에 매도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