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요금에 호응 커…동행매니저 신분 한계 등 제도 개선 필요
"혼자 병원가기 힘들 때 연락했는데 동행매니저가 함께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가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 제도 개선ㆍ보완이 필요하지만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업 중 "가장 실효성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초 시작한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는 이달 6일 기준 약 한 달 만에 242명 시민이 이용했다. 문의는 1133건으로 집계됐다. 나이별로는 △20대 미만 4명 △20대 7명 △30대 6명 △40대 15명 △50대 16명 △60대 37명 △70대 30명 △80대 이상 34명 등 고령자를 중심으로 많이 이용했다.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꾸려진 '1인 가구 특별대책추진단'에서 만든 사업이다. 콜센터나 홈페이지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3시간 안에 요양보호사 등 동행매니저가 시민이 원하는 장소로 직접 찾아온다. 1인 가구뿐 아니라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가족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시민도 이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은 취임 직후 1인 가구 특별대책추진단을 구성했다. 2010년 85만 가구였던 1인 가구는 2020년 서울시 전체 398만 가구의 35%인 139만 가구로 늘어나면서 관련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고심 끝에 내놓은 사업이 바로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다. 2020년 서울시 복지실태조사에서 응답자 35%가 혼자 살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의 어려움' 꼽자 이에 착안했다.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 이용자 이모(31) 씨는 "고열과 복통으로 혼자 병원에 가기 쉽지 않았는데 광고로 봤던 병원 동행 서비스가 생각나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았다"며 "시간당 5000원으로 요금도 저렴한 데다 서울시가 운영 주체라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들이 관심이 많다. 몸도 불편하지만 병원 접수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아 동행매니저가 도움을 주고 있다.
고도영 동행매니저는 "병원도 키오스크(무인단말기)로 진료 신청을 받는데 어르신들은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우리가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 매니저는 "병원에 동행하는 과정에서 어르신들이 자식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출퇴근하는 자식들이 휴가를 안 써도 되니 눈치 안 봐도 돼서 좋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다만 개선할 점은 있다. 현재 서비스는 ‘Door to Door’(문과 문을 연결)로 운영되고 있어 동행매니저가 이용자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이용자가 걸어 나오기 힘들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병원 접수 시 동행매니저와 이용자 관계가 모호하다. 동행매니저 신분이 '보호자'가 아니라서 현장에서 곤란한 일이 종종 발생한다. 세부적인 서비스 기준을 마련하는 동시에 병원과도 협의가 필요한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는 서울시 내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사업"이라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이니 꾸준히 점검하고 개선하면서 이용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