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나라의 경기 상황에 대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우려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국내외에서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금융시장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KDI는 "코로나19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9월 이후 방역조치도 완화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 고용이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며 "특히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고 인적 이동이 확대되면서 신용카드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는 등 내수가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고 대외수요도 위축되면서 제조업의 회복세는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KDI는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이 축소되면서 대외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제조업에서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재고율은 급등한 가운데,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하는 등 경기에 대한 부정적 신호가 일부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주요 지표를 보면, 11월 수출은 선박 수출이 일시적으로 반등한 가운데 수출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월(24.1%)보다 확대된 32.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높은 수출금액 증가세는 주로 가격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물량 기준으로는 증가 폭이 점차 축소됐다. 아울러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 위험이 확대됐다.
소비의 경우, 소매판매가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도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소매판매액은 전월(3.6%)보다 상승한 7.4%의 증가율이 나타났다.
서비스업생산도 대면서비스업의 개선이 지속되면서 전월(3.4%)보다 높은 5.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방역조치 완화로 도매 및 소매업(0.2%→4.3%), 숙박 및 음식점업(11.3%→7.3%),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5.0%→14.1%) 등 대면업종이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경제 심리를 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전월(106.8)보다 0.8p 상승한 107.6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신규 변이 바이러스 감염 발생으로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향후 소비의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우려했다.
소비자물가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는 등 공급 측 요인이 크게 작용하며 전월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3.2%)보다 높은 3.7%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작년 통신비 지원의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더 큰 폭으로 확대됐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의 경우, 기저효과의 소멸로 전월보다 낮은 상승률(2.4%→1.9%)을 기록했으나, 수요 회복에 따른 상승세 확대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