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제가 올라갈 것"
"윤 후보, 소통·운영 방식 등 바꿀 필요 있어"
"윤핵관 문제, 근본적 원인부터 차단해야"
"모든 책임 윤 후보만 귀속 아냐…대선 패하면 당대표 사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윤석열 후보와 만날 의사가 있지만, 후보 측에서 전제 조건을 달고 있어 이 경우엔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30분 제주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방금 당에서 핵심 관계자 회의가 있었다고 하는데, 윤 후보측에서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조율을 해야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며 “굉장한 당혹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제가 누군가에게 왜 사전에 제출해 검열을 받아야 하는지 강한 문제의식이 있다"면서 "당 대표와 만나는 자리에 후보가 직접 나오지 못하고 핵심관계자의 검열을 받으면서까지 (윤 후보와)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당 대표와 후보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 자체가 막혀 있고 사전 조율을 통해 외교 문서 날인하듯 해야한다면 선거에선 가망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저와 후보가 합의했던 일, 상의해서 결정했던 일들이 전혀 통보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중에 뒤집히는 경우 꽤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는 우리 당내 최고 지휘관이고 우리 당에서 누구도 후보를 검열하고 휘두를 수 없다”며 “그게 아니라면, 허심탄회하게 만나서 상의할 의사 있다고 밝혔는데 오늘 아침에 나온 조율이라는 말은 실망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제 조율할 생각은 없지만,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제가 올라갈 것"이라며 "다만, 지금까지 해왔던 피상적인 대화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은 든다"고 했다.
후보를 만나기 위한 선결 조건에 대해선 "후보가 당내 인사와 소통하는 방식, 운영 방식, 선거 진행 양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도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누구인지, 또 이들을 저격해 내치라고 하기 어려운 이유는 누군가 또 호가호위 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부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현 갈등 상황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후보가 무한 책임을 진다고 계속 얘기해왔고 후보 결정에 대해 제가 반대 의견을 낼 순 있지만 저지한 적은 없다"면서 "이수정 교수 임명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기록에 제가 반대 의견을 냈다는 것을 남겨달라는 요구를 했고 지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도대체 후보측 인사들이 얼마나 기고만장하면 당 대표에게 페미니즘을 가르치겠다고 하는가"라며 "이런 것들을 제가 지적하기 보단 이런 발언을 제지할 사람은 따로 있다고 본다"라고도 했다.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는 발언에 대해 윤 후보가 부인한 것에 대해선 "그렇다면 핵심 관계자는 더 큰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이간 행위가 실제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후보에게 부적절한 조언을 하면서 당의 노선과 충돌할 수 있는 행동을 야기하는 분들도 굉장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후보에게만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저도 그 다음날 대표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며 윤 후보를 위해 끝까지 선거 도울 것을 암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를 떠난다. 그는 “오늘 제주를 떠나서 타지로 이동할 것”이라며 “꼭 가봐야 할 곳이 있어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행선지가 미리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꼭 가봐야 할 곳이 있어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후 이날 행선지를 울산이라고만 언급했다. 그 외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