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에 대응할 역량이 부족합니다. ESG 경영에 대한 체계적이면서 실천적인 전략과 대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김영덕<사진>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선임연구원은 ‘국내 건설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 한 가지만 지적해 달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건산연은 건설산업 분야 전반을 연구하고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발전과 건설 기술 향상을 위해 1995년 설립된 순수 민간 연구기관이다. 건설·주택산업 관련 법·제도 연구와 건설·주택경기 진단, 건설사업 관리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
김 선임연구원은 올해로 건설 분야 연구만 22년째 해온 전문가다. 특히 건설기업 경영과 건설윤리, 건설금융 및 재무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이투데이는 9일 김 선임연구위원을 만나 한국 건설업계 미래를 진단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건설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00년 건산연에 합류했다. 그는 “건설사에 다니면서 건산연에서 발간한 연구보고서와 각종 자료, 연구원 주최 세미나와 토론회 등에 참석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어느 날 연구원 기업지원센터에서 인력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 지금까지 즐겁게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한국 건설업계의 최우선 과제로 ESG 경영 대비를 주문했다. ESG는 환경과 사회, 지속가능성의 머리글자를 따 합성한 단어다. 미래 지속기업의 필수요소로 주목받으면서 최근 기업의 경영 핵심 목표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 건설사의 EGS 경영과 관련해 김 선임연구원은 “ESG 경영 확산 경향에 대응해 기존 건설기업의 경영 관행 개선이 시급하다”며 “ESG 대응 역량이 부족한 만큼 건설사의 ESG에 대한 체계적이고 실천적인 전략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ESG 경영은 기업이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 활동에 직접 구속력을 갖는 규제이자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특히 건설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ESG를 구성하는 환경과 사회 요소, 지배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
세부적으로는 환경에 관한 관심 증대는 환경 및 에너지 관련 시설 설치와 유지관리 수요 증가라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탄소 배출 저감과 같은 환경 규제의 강화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는 그동안의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고려할 때 건설업에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건설사업과 관련된 각종 비리로 국민이 건설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며 “특히 대형 건설사는 윤리·투명경영 요구를 더 많이 받을 것이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년 이후 국내 건설경기 전망 키워드로는 ‘위드 코로나’를 꼽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며 “건설업은 주거시설을 포함한 각종 시설물 수요에서 기존과 다른 기능을 요구받거나, 시설 수요가 바뀌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건설사들은 이런 변화에 발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