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상위 20%의 아파트값이 처음으로 15억 원을 넘어서면서 ‘대출 금지선’에 다다랐다.
9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5분위(상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15억307만 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ㆍ공개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5분위 아파트값은 2019년 8월(10억297만 원) 평균 10억 원을 넘은 뒤 지난해 2월(11억359만 원) 11억 원을 돌파해 반년 만에 1억 원 넘게 올랐다. 이후 7개월 만인 지난해 9월 12억 1991만 원으로 12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 1월(13억 1326만 원)에는 13억 원을 돌파했다.
아파트값은 갈수록 상승세를 이어가 5개월 만인 6월(14억 1616만 원) 14억 원을 넘은 데 이어 4개월 만인 10월 15억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이어갔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12억2754만 원)과 비교하면 2억7553만 원 올랐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7억2133만 원)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수도권 상위 20% 평균 아파트값은 ‘대출 금지선’인 15억 원을 넘겼다. 앞서 정부는 2019년 12ㆍ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 원 이상 아파트를 매입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서울 모든 지역과 경기 과천ㆍ광명ㆍ하남ㆍ수원ㆍ안양시ㆍ구리ㆍ군포ㆍ의왕시, 성남시 분당ㆍ수정구, 용인시 수지ㆍ기흥구, 안산시 단원구, 화성시 동탄2신도시, 인천 연수ㆍ남동ㆍ서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다.
지난달 기준 서울의 상위 20% 아파트값은 23억 673만 원, 인천 7억 3874만 원, 경기 9억 5950만 원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의 가파른 상승세로 서울지역 중위 가구의 소득과 집값 격차는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2019년 6월 기준 12.9였던 ‘연소득 대비 주택 구매가격 비율’(PIR: Price Income Ratio)은 2년 만인 올해 6월 18.5로 상승했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8년 6개월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소득 대비 가파르게 상승하는 집값과 최근의 대출 제한ㆍ규제 강화 기조로 평범한 월급쟁이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수세는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