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5일 국내 증시에 대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면서 개별 업종 이슈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지난 11월 FOMC 당시 파월 의장의 발언과 비슷하게, 4일 BOE 총재 역시 현재의 고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정책 변화를 유발할 만큼 지속성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은행 정책결정자들이 현재의 인플레이션보다는 미래의 인플레이션 변화가 정책 변경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 실제 물류 및 운송 측면에서는 가시적인 해소단계에 진입하지 않았으나, 유가, 곡물, 해상 운임 등 원자재 시장은 피크아웃 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앙은행의 조기 긴축스탠스 강화에 대한 시장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연준의 예상보다 점진적인 통화정책 스탠스, 퀄컴, 엔비디아 등 테크 및 성장주들의 호실적 기대감, 주간신규실업지표 호조(26.9만, 27.5만)를 통한 고용시장 정상화 전망 등 현재 미국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우호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미국 증시의 연이은 신고가 랠리를 연출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자 센티먼트 상 증시가 과열된 측면이 있는 신호들도 감지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고점 부담감 누적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등 수급적인 측면에서 미국 증시의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전거래일 우호적인 외국인 수급에도 전강후약의 장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는 금일 업종간 차별화된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반도체 등 IT 업종의 주가 바닥 인식 기대감이 상존한 가운데, 전거래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기대감, 퀄컴의 실적 서프라이즈 효과 등으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3.5%)가 급등했다는 점은 국내 증시에도 관련 업종 및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주가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메타버스, NFT 테마로 잇따른 급등세를 보였던 게임, 엔터 관련주들의 경우, 전거래일과 유사하게 차익실현 압력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주가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 = 크레딧 시장의 약세가 오랜 기간 지속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그동안 강한 모습을 보였던 초우량 공사채/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도 확대했다.
국내외 적으로 금리의 상승 우려감으로 채권 매수세가 크게 약해진 지금 투자심리가 전격적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가 우선돼야 한다.
이번주 있었던 미국 FOMC에서는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나왔지만 조기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국내 금리의 가파른 상승에 대응해 정부와 한은의 시장안정화 조치가 이뤄지면서 국고금리의 상승세에 일단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채권 전반적으로 가격 매력이 높아진 것은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그간의 평가손실과 함께 연말을 앞두고 상기 불확실성에 맞서 일부 저가 매수만이 있을 뿐이다. 그야말로 용기를 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정부의 개입으로 국고금리가 일단 반락한 영향으로 점진적으로 시장의 심리가 안정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국고금리의 상방 리스크가 줄어들 경우 크레딧 투자심리도 시간을 두고 회복될 것을 염두한 투자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정신적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현재 금리 수준에서는 분할 매수를 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