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IT 공룡, 실적 날았다…카카오, 처음으로 네이버 제쳐

입력 2021-11-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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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실적 가르고 글로벌로 나간다…ESG 상생 노력 강화

국내 양대 포털이 올해 3분기 다시 한번 역대급 실적을 낸 가운데, 카카오 매출액이 처음으로 네이버를 앞지르며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콘텐츠 부문에서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과가 실적을 좌우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7408억 원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1조727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이번 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에서 네이버를 앞섰다. 둘 다 ‘역대 최대’ 매출을 냈지만, 카카오의 성장세가 더욱 거셌다. 네이버가 전년 동기 대비 26.9% 성장했다면, 카카오는 58.2% 뛰었다. 다만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여전히 네이버가 카카오를 앞서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을 보면 네이버 3498억 원, 카카오 1682억 원이다.

카카오가 신사업인 콘텐츠에서 약진하며 매출 반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양대 포털의 매출 성장세는 신사업인 콘텐츠 부문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카카오의 3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액은 84% 증가한 9621억 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도 콘텐츠 부문이 60.2% 성장하며 전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스토리ㆍ게임ㆍ미디어ㆍ뮤직 등 콘텐츠 전 사업이 호실적을 냈다. 스토리 부문에서는 플랫폼과 지식재산권(IP) 유통 거래액이 견조하게 성장한 가운데, 타파스와 래디쉬를 편입하며 매출이 47% 늘었다. 게임 매출 역시 모바일 게임 ‘오딘’의 흥행으로 208% 성장해 4631억 원을 달성했다. 또한 미디어(102%), 뮤직(8%) 등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네이버 콘텐츠 부문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도 매출액 규모가 1841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네이버는 웹툰 부문에서 글로벌 IP를 보유한 파트너와의 협업을 본격화하며 수익성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Z세대를 저격한 네이버의 신사업도 힘을 더했다. 특히 스노우 자회사인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역시 브랜드 제휴, 라이브게임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매출과 이용자 수를 모두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의 바탕은 기존 사업인 ‘플랫폼’이었다. 네이버는 주요 사업인 검색 플랫폼이 8249억 원을 벌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생산 콘텐츠(UGC) 생태계 활성화와 검색기술 개선 성과형 광고가 성장한 영향이다. 성과형 광고를 도입해 디스플레이 매출도 뛰었다. 또한, 이와 연계한 커머스 분야에서도 매출을 33.2% 늘리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카카오 역시 3분기 플랫폼 부문에서 778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수치다. 비즈보드 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한편, 선물하기 등 거래형 매출도 증가하며 견조하게 성장했다. 또한 카카오페이의 결제금융 서비스가 늘어나며 기타 부문에서도 2547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토종 IT 공룡들은 모두 글로벌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계획이다. 네이버는 웹툰 등 콘텐츠와 커머스 부문에서 글로벌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웹툰 사업이 올해 50% 넘는 성장을 이룬 가운데, 올 3분기까진 국내 거래액 비중이 더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거래액 비중을 더 늘리겠단 구상이다. 티빙 등 온라인 동영상 사업자(OTT)와 협업도 강화한다.

또한 커머스 부문에서도 해외 사업을 확장한다. 한성숙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스마트스토어는 일본에서 지난달부터 판매자 모집을 시작했고 베타 서비스하고 있다”며 “라인 메신저와의 연계를 시작으로 향후 Z홀딩스와 협업을 확대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는 웹툰과 게임 등 콘텐츠뿐만 아니라 기술 기반 신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이겠단 계획을 밝혔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역량을 집중시켜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해외사업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법인을 지난 3월 싱가포르에 설립했고 AI를 활용한 글로벌 신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 사 모두 상생을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특히 골목상권 침탈 논란으로 플랫폼 규제를 촉발한 카카오는 거듭 ‘초심’을 강조했다. 여 대표는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은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로 하여금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다”며 “파트너들과 함께 나아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을 약속드리며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친환경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소상공인과 예비창업자 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네이버 역시 ESG 경영 강화를 약속했다.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내 문화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네이버는 사업 파트너와 이용자까지 포함한 선진 인권경영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CEO 직속 인권전담조직을 신설해 인권 리스크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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