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세 얼어붙어…집값 급등에다 대출 규제 영향
"거래 계속 줄면 집값 하락 전환할 수도"
“가을 이사철인데도 손님도, 문의도 아예 없어요. 집값이 오를 데로 오른 데다 대출까지 받지 못하는데 누가 집을 사겠습니까."(서울 강서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에 거래 빙하기가 찾아 왔다.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으면서 거래 자체가 뚝 끊겼다. 금융권의 대출 옥죄기와 집값 상승 피로감 등이 거래시장 위축의 원인으로 꼽힌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91건으로 8월(4186건) 대비 38%(1595건) 줄었다. 이달 거래량은 지난달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25일 기준 이달 거래 건수는 643건으로 지난달 거래량의 25%에 불과하다. 부동산 매매거래 신고 기한은 계약 체결일 이후 30일이므로 거래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남은 기간을 고려할 때 9월과 10월 모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드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시장도 얼어붙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거래 건수는 9856건으로, 8월(1만3622건)보다 36%(3766건)가량 줄었다. 올해 초 1만5000건 안팎의 거래량을 유지했지만 8월 1만3622건을 기록한 뒤 지난달에는 1만 건 이하로 주저앉았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중앙동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세가 아예 사라져 버려 거래 성사는 가뭄에 콩나듯 하다”며 “가게 문만 열어놓고 공치는 날이 허다하다 보니 아예 중개업을 접으려는 동료들도 많다”고 전했다.
아파트 매수심리는 갈수록 싸늘하게 식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조사한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18일 기준) 기준선(100) 이하인 91.5로 떨어졌다. 서울은 이달 첫째 주(4일) 들어 96.9를 기록한 뒤 3주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매수우위지수는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더 많음을,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더 많음을 뜻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매수심리가 주춤해진 상태”라며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거래까지 줄면 아파트값도 결국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