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터리업계가 국내 대학과 손을 잡고 배터리 계약학과 설립에 나섰다. 배터리 시장 급성장에 비해 관련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연세대학교(연세대)와 고려대학교(고려대)에 배터리 관련 계약학과를 설립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연세대와 '이차전지융합공학협동과정'을 설립해 인재를 육성한다.
‘이차전지융합공학협동과정’은 학위 취득과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 취업이 보장되는 학과로 석ㆍ박사 과정 및 석박사 통합 과정을 선발한다. 모집대상은 2022학년도 전기 일반대학원 신입생이다.
학생들은 학비 전액과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학위 과정 중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장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제 산업 현장 중심의 연구를 수행한다. 이번 신설학과에는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ㆍ전기전자공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에도 고려대와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를 설립해 내년도 전기 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한 바 있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특정 대학과 계약학과를 설립해 인재 모집에 나선 첫 사례다.
박사과정과 석ㆍ박사 통합 과정으로 운영하는 과정을 끝내면 학위 취득과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에 입사하는 구조로 짜였다. 해당 학과에도 고려대 신소재공학과ㆍ화공생명공학과ㆍ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한편 SK온은 배터리 인재 양성을 위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와 손을 잡았다.
양측은 ‘e-SKB(education program for SK Battery)’ 석사과정을 운영한다. UNIST 대학원 에너지화학공학과(배터리과학 및 기술) 2022년 전기 대학원 진학 예정자가 대상이다.
SK이노베이션(SK온) 특별전형으로 지원한 입학생은 석사 2년 동안 등록금과 장려금을 받으며 졸업 후 SK온 취업 혜택을 준다. 채용 분야는 △배터리 선행연구 △배터리셀 개발 △배터리 공정개발 △배터리 시스템 개발 등이다.
배터리 업계의 연이은 계약학과 설립은 시장 규모에 비해 부족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배터리 업계에 부족한 석ㆍ박사급 인력은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5년간 두 배로 늘어날 정도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팽창했음에도 수요에 부응하는 첨단기술을 개발할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계약학과 설립을 통해 미래 배터리 인재를 육성함으로써 숙련된 전문인력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앞으로 연세대 이외 유수의 대학들과 계약학과 신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내외 배터리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전문 인재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인남 SK온 배터리 기업문화실장도 “배터리 인력을 주도적으로 육성하고 확보해 미래 배터리 산업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춰 생태계 발전을 촉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