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했다. 증권가는 코스피 종목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판데믹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번 실적 발표 시작은 언제나처럼 삼성전자가 장식했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70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15조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26% 급증했다.
이번 주 실적발표가 예정된 주요 기업은 네이버(21일), 현대모비스(22일), 하나금융지주(22일), 롯데케미칼(22일), 현대제철(22일), 호텔신라(22일) 등이다.
증권가는 이번 주 발표 기업의 전반적인 호실적을 예고했다. DB금융투자는 네이버 3분기 매출액이 1조73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354억 원으로 15% 늘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형 광고가 견인 중인 서치플랫폼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쇼핑거래액 증가세 지속에 따른커머스 성장과 클라우드 자리매김 등에 힘입은 외형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은 증가해 수익성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봤다.
네이버는 금융당국의 플랫폼 사업자 규제 이슈로 지난달 연고점 대비 14%가량 내렸다. 이번 실적 발표가 향후 주요 사업부문의 글로벌 영역 확대 모멘텀을 부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은행 업종의 호실적 전망에 양호한 실적이 예고됐다. IBK투자증권은 은행들이 올해 3분기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높아질 것으로 봤다. 가파른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자산 건전성의 안정적 관리, 그리고 비은행 실적 상향 안정화 영향이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6.0% 가량 낮은 수준을 예상했는데, 이는 원/달러 상승에 따른 환차손과 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이익 감소 요인 등에 따른 것이다.
호텔신라도 이번 3분기 흑자전환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호텔신라의 3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9908억 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해 58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도매상이 주도하는 면세점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계절성에 따른 호텔 실적 개선이 예상돼서다.
실적 피크는 내년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델타변이 우려가 커져 면세점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호텔레저 부분의 성장으로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모든 기업이 호실적을 예고한 것은 아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대모비스 3분기 실적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주요 고객사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모듈조립/핵심부품 위주로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매출 감소는 내년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3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낮아진 상황이고, 반도체/모터 공급 상황이 다소 호전되고 있어 3분기를 저점으로 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봤다.
다만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시장 전반에 대한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이란 점도 우려를 가중시킨다. 내년 실적에 대한 불안감도 상존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아직 일부 선발대 기업들만의 실적 발표 이후 본격적인 어닝 시즌으로의 돌입을 앞둔 상황으로 아직 어닝 뚜렷한 어닝서프라이즈ㆍ쇼크의 방향성을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 매 어닝시즌의 초입에서는 애널리스트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됐으나, 이번 3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는 소폭 이익 전망의 하향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이처럼 실적 기대치가 점차 낮아지는 상황에서 시장 전망을 상회하며 미국과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주가의 상승 탄력을 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