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이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에 들어선 가운데 증권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18~22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시화 국면에 들어서며 코스피가 박스권을 맴돌 수 있다고 전망한다.
17일 국내 증시는 이달 초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줄줄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발표를 예정하고 있는 주요 기업은 네이버(21일), 현대모비스(22일), 하나금융지주(22일), 롯데케미칼(22일), 현대제철(22일), 호텔신라(22일) 등이다.
증권가는 이번 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을 사상 최대 수준인 70조3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데믹에 따른 기저 효과와 관련 정책적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적이 주가 모멘텀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경고한다. 다음달 FOMC에서 테이퍼링 시행이 기정사실화됐고,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함께 불거진 탓이다. 이외에 한 발 더 나간 스테크플레이션 우려와 중국 헝다 사태, 공급망 불안 등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코스피가 박스권을 지속해서 맴돌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두 개의 파고를 넘을 필요가 있다. 첫째는 테이퍼링의 금융시장 반영이고, 둘 째는 인플레이션에서 에너지 가격, 운임 등 비용 요인들이 제거됨에 따라 실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조기 긴축을 필요로 하는 수준인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공급망 복구에 따른 제조업황 개선, 코로나19 치료제로 인한 글로벌 경제 개선세 가속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주식시장이 강한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전망치가 높기 때문에 개별 종목에 대한 접근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익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종목 수 증가할 수 있고, 이번 실적이 높은 종목의 경우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상존한다고 봤다.
정다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교적 최근(1개월)의 기대 실적만을 활용하면 일반적인 기대실적(3개월 추정치 평균)보다 정확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종목별로 이를 비교해 보면, 1개월 추정치 평균 전망치가 3개월 추정치 평균 전망치를 하회 하는 종목들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증시 주요 이슈로 오는 18일 발표되는 ‘중국 9월 GDP’와 ‘미국 9월 산업생산’ 등과 22일 유로존과 미국의 10월 ‘마킷 PMI 지수’ 등이 있다.
중국 GDP는 현재 증권시장에 불안으로 작용하고 있는 중국 전력난 해소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시에서는 중국이 석탄 부족에 따른 전력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 여파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미국제조업 PMI 지표 역시 글로벌 경제 영향을 고려할 때 중요하지만, 발표 시간이 국내 장마감 이후기 때문에 다음 주 증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